「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제협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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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사우디아라비아」경제·통상·기술협정』이 곧 체결키로 양국 정부 대표들간에 합의가 이루어졌다 한다. 이같은 합의는「사우디아라비아」의 초청을 받아 그 나라를 공식방문중인 장 상공부장관과「사우디아라비아」의「알·아와드」상공부장관 사이에 이루어졌으며 협정이 조인될 시기는 한국방문초청을 이미 수락한「알·아와드」상공부장관이 우리 나라를 방문하는 때가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래 전부터 양국간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던 터에 이같은 합의가 이루어졌다는데 대해서는 기쁘게 여기며 이를 계기로 앞으로의 양국간 협력이 더욱 증진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양국간에 합의된 협정의 기본방향은 첫째 두 나라의 경제발전을 위한 다각적인 협조를 꾀한다는 것이고, 둘째 두 나라사이의 무역증진을 위해 양국정부가 특별한 배려와 적극적인 장려정책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며, 세째로는 양국의 경제개발계획에 따르는 기술을 상호 교환한다는 것으로 되어있다. 또 양국은 이를 위해『한국「사우디아라비아」경제·통상· 기술협력위원회』를 창설하기로 한다는데도 합의를 보았다는 것이다.
한국과「사우디아라비아」간의 협정이 체결된다는 것은 여러모로 의의가 크다. 오로지 경제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정치·외교적인 측면에서도 양국은 서로「기브·앤드·테이크」를 할 수 있는 면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라 하면 중동 제일의 산유국이다. 이것만으로도 벌써 우리는 이 나라로부터 석유와 석유외화(오일·머니)를 도입할 수 있고, 우리는「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및 자본 수출대상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석유의 안정적인 공급원과 외화의 다변적이고 계속적인 공급원의 확보를 아쉬워 해 온 우리의 입장으로서는 이러한 나라와의 협력을 매우 긴요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 이같은 협력관계를 더욱 튼튼한 것으로 하기 위해서는 우리도「사우디아라비아」가 필요로 하는 것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여러 가지 공업제품을 수출할 수 있고 산업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용역을 제공할 수 있으며 경제개발계획에 관한 경험을「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살릴 수 있다고 자부하여도 좋을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경제는 풍부한 석유자원 때문에 막대한 석유수입을 얻고 거액의 무역흑자를 누리며 고등교육까지 의무제를 실시할 수 있을 만큼 여유 있는 나라다. 그러나 그 나라는 전체적인 산업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아직도 공업사회화에의 다변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우리와의 경제협력이 그러한 노력에 효과적인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해 마지 않는다.
인구 과소 때문에 공업화에 제약이 있다면 우리와의 무역증진으로 두 나라는 더욱 무역의 이익을 또한 부릴 수 있는 입장이다.
그런데도 두 나라의 과거는 그다지 긴밀한 것이 못되었고 직접적인 교역관계의 발전을 꾀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였다. 우리가「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도입하는 석유도 국제석유자본의 손을 거쳐 수입하여 왔다는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두 나라의 경제사정에 그만한 까닭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하겠지만, 이제 사정은 달라졌고 직접적인 협력의 조건은 크게 성숙된 셈이다. 이럴 때 두 나라간에 경제협력을 위한 협정체결에 합의를 보았다는 것은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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