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는 암환자 40%, '의사 몰래 핀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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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진단 후에도 담배를 못 끊은 환자 10명중 4명은 이 사실은 가족이나 의료진에게 숨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죄책감이 원인이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국립암센터 암정책지원과 박종혁 과장 연구팀은 2011년 암환자·가족 990쌍을 대상으로 환자의 암 진단 후 흡연에 관한 심리적 어려움(죄책감, 비난, 흡연 사실 숨김)을 조사·분석했다.

연구팀은 암 진단 후에도 1달 이상 흡연한 환자(45명)와 보호자(151명)를 대상으로 죄책감이 들었는지·주위로부터 비난을 받았는지·흡연 사실을 주위에 숨겼는지 물었다.

결과 환자의 75.6%는 가족에게 죄책감을 느꼈고, 77.8%는 가족으로부터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심리적 부담으로 환자의 44.4%는 가족에게, 46.7%는 의료진에게 흡연 사실을 숨겼다.

환자 가족의 63.6%는 환자에게 죄책감을 느꼈고, 68.9%는 환자로부터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가족의 28.5%는 환자에게, 9.3%는 의료진에게 흡연 사실을 숨겼다.

문제는 이러한 ‘심리적 어려움(죄책감, 비난, 숨김)’이 환자와 가족의 금연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신동욱 교수는 “흡연은 암 치료 효과를 떨어뜨리고 암 재발과 2차암 발생률을 높인다. 이 같은 흡연의 부정적인 영향을 알고 있는 환자와 가족은 죄책감과 비난으로 흡연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많다”며 “흡연자에 대한 막연한 비난 보다 세심한 대화로 흡연자의 심리적 부담을 줄여주고, 다른 가족 구성원들과 의료진으로부터 적절한 금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종혁 과장은 “국내 암전문의료기관들은 수술과 항암치료 등 급성기 암 치료에만 집중하고 있다” 며 “암 치료 후 암 재발, 2차암 발생의 대표적 요인인 흡연, 음주, 비만, 영양 등에 대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일상생활로 신속한 복귀를 돕는 지지, 재활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연구는 저명 국제학술지인 정신종양학(psycho-oncology)誌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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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영 기자 syhan@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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