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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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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중앙일보는 『독자 투고란』을 통해 애독자들이 생활주변에서 겪고있는 궁금한 일에 대한 질의와 건설적인 건의사항 등을 받습니다. 다만 내용은 확실한 근거가 있고 우리 생활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어야 하며 투고자의 주소 및 신원이 분명한 것에 한해 게재합니다.
보내실 곳은 우편번호 120「중앙일보사 편집국 사회부 독자투고 담당자 앞」-.
며칠전 일요일을 틈타 친구와 함께 서울 청계천 6가 동대문고속「버스·터미널」건너편의 헌책방엘 갔습니다. 2년 동안 은행적금으로 올해 대학에 입학한 저의 등록금을 마련해 주신홀어머니께 너무 부담을 드리는 것 같아 헌책을 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다닥다닥 붙은 헌책방들을 여러곳 돌아 다녔으나 전공서적들은 없어 사지 못하고 그중 한 책방에 교양과목 서적 3권이 있어 값을 물었더니 정가와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발행일이 모두 1970년 이전의 것들이어서 좀 싸게 해달랐더니 정가는 옛날정가고 책값이 올라 깎아줄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3권에 3천원을 달라 하는 것을 겨우 2백원을 깎아 2천8백원에 샀습니다.
만약 책 내용이 바뀌었으면 책도 바꾸어 준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다음날 학교에 나가 친구들의 새책과 내용을 비교했습니다. 3권이 모두 많이 개정되거나 증편되어 교재로서 도저히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강의가 끝나 집으로 가는 길에 다시 친구와 함께 바로 그 헌책방엘 가 사정 이야기를 하고 돈으로 돌러주든지 약속대로 그 값에 해당하는 다른 책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책방주인은 자기가 한두명을 상대하는 것도 아닌데 당신이 우리 집에서 언제 책을 사갔는지 알 수가 없고, 책값을 많이 받고 팔려는 수작 같은데 아무소리 말고 큰소리 나기 전에 빨리 나가라고 등을 떼밀어 댔습니다.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태도에 친구와 저는 어안이 벙벙해서 서로 한참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그럼 당신들이 사들이는 값대로라도 좋으니 책값을 돌려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주인은 그런 발행일이 오래된 책은「트럭」으로 가져오면 무게로 달아 살까 자기네들은 발행일이 지난 그따위 책은 일체 갖다 놓지도 않고 또 갖다 놓은 적도 없다는 호통이었습니다.(서울 동대문구 보문동 4가 91·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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