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탄의 수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정부는 자원 대책의 일환으로 연간 2백20만t 이상의 부족이 예상되는 국내 석탄 문제의 해결을 위해 호주산 유연탄 수입을 결정했다.
이같은 결정은 이미 호주 정부 당국자로부터 약속을 받은 것으로 되어 있고, 또 이에 따라 포항제철의 시설 확장에 따른 유연탄 소요량도 무난히 확보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수입의 방법으로서는 현지 자본과의 합작 투자에 의한 개발 수입 형식을 취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현재 대부분이 유류용으로 되어 있는 산업 시설용 「보일러」를 유연탄용으로 개체하는 일과 유류·석탄간의 원가 비교에 따라 내수용 유연탄의 수입을 어떻게 결정하느냐 하는 문제라고 하겠다.
그러므로 당국 방침은 호주탄 수입이 국내 석탄 생산의 부족을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산업적 석탄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석유 「에너지」에 대한 부분적인 대체까지도 가능하게 된다는 취지인 듯 하다. 우선 당장 「에너지」 자원의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우리의 형편으로서는 그럴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선 불가피한 긴급 대책의 하나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일종의 방향 전환이 한나라의 장기적인 「에너지」 정책의 일환으로서 추구되고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좀더 신중히 검토하고 따져야 할,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간과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마치 지난날 무연탄 공급이 부족하니까 일시에 유류 사용 정책으로 전환한 것과 마찬가지로 너무나 즉흥적인 정책 전환의 잘못을 되풀이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해 호주탄 수입의 방침은 절대적인 유류 의존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부분적인 석탄 수입 의존을 꾀하는 것이지만, 이로서 유류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우선 첫째로 유류 의존보다도 경제적이어야 하고 또 그러고도 충분한 탄이 장기적으로, 그리고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한 호주탄 수입에 의한 석탄 대체는 유연탄 사용이 불가결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경제적으로나 자원 대책상으로나 그다지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 문제로서는 호주탄 전환에의 기대도 별로 크다 할 수 없는 것이 국제적인 석탄 사정이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주요 석탄 수출국이 모두 석탄 가격을 대폭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그것은 석유 「에너지」 가격과 비등한 수준에서 이를 유지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지로 미국은 최근에 와서 석탄 수출가를 무려 약 50%나 인상하여 「배럴」당 9「달러」 원유를 「에너지」 가격 환산 기초로 한 석탄 t당 가격인 40「달러」선까지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캐나다」·호주·소련의 석탄 수출 가격에도 크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석탄 대체의 경제 동기는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
호주탄만 하더라도 최근에 와서 인상이 불가피시 되어 있다. 호주탄에 40%나 의존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호주와의 공동 개발 수입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t당 21「달러」를 4∼5「달러」씩 다시 인상할 것이라고 하는데 이것 역시 불가피한 특수 사정에 있기는 하지만 그 전도는 매우 불안한 형편이다. 더욱이 호주 내에서의 노동 사정과 일시적인 생산 부조는 최근 대일 수출에도 제한을 가져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의 호주탄 수입이 얼마만큼이나 자원의 장기적 안정적 확보책으로서의 구실을 다할 수 있을 것인지는 극히 의문이다.
그러고 보면 호주탄 수입에의 전환은 우리나라 「에너지」 문제의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고 일시적인 긴급 대책의 성격을 띠는 데서 한계를 찾을 수밖에 없다. 문제 해결을 위한 보다 적극적의 방법은 국내 무연탄의 생산 극대화를 꾀하고 수입 「에너지」는 되도록 이면 절약하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