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직면한 민주주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뉴요크·타임스」「워싱턴·포스트」 및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등 미국주요일간지들은 최근 서방계에서 민주주의의 위기가 일어나고 있음을 일시에 경고했다.
「민주주의의 위기」란 제하의 3일자 「뉴요크·타임스」지 「칼럼」(「제임즈·레스턴」), 「민주주의의 병폐」란 제하의 5일자 「워싱턴·포스트」지 사설 및 「유럽의 정치문제」란 제하의 5일자 「사이언스·모니터」지 사설은 거의 동시에 민주주의위기의 예로서 영국의 총선거결과 「캐나다」「스웨덴」「덴마크」의 소수당정권 「네델란드」 서독 「이스라엘」의 약체연정, 일본의 취약정권, 「벨기에」「이탈리아」의 내각총사직, 개각후에도 여전히 비난을 받고 있는 「프랑스」정부 및 「닉슨」대통령의 탄핵론을 둘러싼 미국의 신뢰위기 등을 지적했다. 「타임스」지 「칼럼」은 『이러한 위기를 설명한다고 해서 현세대의 지도자들이 무능하다는 것은 아니다. 「처칠」「드골」같이 민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상주의를 내세운 인물들이 사라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한 인물들이 정치기술자 즉 다시 말하자면 말솜씨를 부리는 근면하고 지성적인 지도자들로 대개 교체되었지만 거기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다음과 같이 계속했다. 『국민의 투표에 기반을 두고 그러한 인물들이 존립하는 민주사회에서 그러한 유형의 인물들이란 스스로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사태, 예컨대 식량·유류가 인상과 같은 사태에 휘말려들어 속수무책인 채 다만 해마다 생활수준의 향상을 기대하는 팽창일로의 인구의 저지에만 의존하는 것이다.』
한편 「워싱턴·포스트」지는 사설에서 『지금까지 지속돼 온 민주주의 신화가운데 하나는 난시에 위대한 지도자가 나와서 분열된 국민을 하나로 묶어 나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현재 상황들이 그와 같은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반대로 서구민주주의전통을 건실하고 수복해 온 이들 나라들의 정치생활에 하나의 무거운 고통이 가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요크=동양】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