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의 최근 군사동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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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 괴뢰는 육·해·공군을 망라하여 병력이동·군사기지 신설·장비 현대화 등 「전면적」인 군사 재배치를 통해 전쟁준비에 광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북괴의 이 같은 군사동향은 한·미간에 흔히 평가를 달리해오던 북괴의 대남 군사 도발 태세에 대해 미 국방·국무 양성 관리들이 함께 경고를 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에 대처하는 우리 측 만전의 태세가 화급히 정비되어야 하겠다.
북괴의 그 동안의 대남 도발은 비단 군사 면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정치적·외교적인 면에 있어서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것이었다. 그들은 그 동안 우리측이 제의한 6·23평화통일 선언을 거부한 것을 비롯하여 모처럼 성숙 돼 가는 것처럼 보였던 남북 조절위에의 참석을 일방적으로 기피 선언했는가 하면, 또 지난 10월 이후부터는 난데없이 휴전선 이남의 서해 5개 도서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생떼를 쓰더니. 마침내 지난 15일에는 공해 상에서 평화로운 어로작업에 종사하던 우리어선 2척에 대한 비인도적 무장공격을 가하는 폭거를 자행하기에 이른 것이다. 대내적으로 또 북괴는 올 들어서부터 그들의 이른바 노농적위대 창설 기념, 인민군지휘관 및 정치일꾼회의, 신년사, 전국농업대회, 「인민군」 창군 기념행사 등에서 밝힌 김일성의 정책성명을 통해 일관하여 대남 폭력투쟁을 전개하기 위해 전군·전민·전자원의 동원태세를 확립하라고 강조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음은 이제 의심할 바 없게 되었다.
최근 완성된 것으로 보도된 그들의 휴전선 근방 새 공·해군 전초기지망의 건설상과 또 그 지상군 부대들의 휴전선 전방으로의 전개 등 제반 정보는 이제 그들이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전쟁의 불꽃을 퉁길 수 있는 임전태세를 완료했음을 시사하고있다.
그럴진대 우리측의 임전·방위태세 또한 저들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응수할 수 있을 만큼 튼튼한 것이 되어야 할 것이며, 이를 뒷받침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급하게 이미 미국 측과 합의한 국군 현대화계획을 앞당겨 달성하도록 모든 노력이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미국의 대외 군사원조의 전반적 감축 추세는 지난해까지의 대한 군원에 있어서도 그 예외가 아니어서, 전기한 국군 현대화계획부터가 예정보다 훨씬 뒤 처져 있는 터에 미 의회는 최근 또다시 주요 대외 원조계획을 전면 폐기하자는 결의안을 제출, 현재 계류 중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장황하게 미국 대외원조의 공과를 논하고 싶지 않지만, 그것이 많은 개발도상국의 공산화를 막고 세계 각지에서의 안정과 평화유지에 결정적이며 불가결한 요인이 돼왔다는 것을 거듭 지적해야 할 것 같다.
그것은 또 「제임즈·K·슐레징거」 미 국방장관의 언명대로 우방의 생존을 보장하는 것이 될 뿐만 아니라 미국자체의 국가안보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는 점을 직시하여 신 회계년도 대외 군사원조가 국제평화와 우방제국의 안전보장 책임의 일부라는 점을 망각 해서는 안될 것이다.
「슐레징거」 국방장관과 「케네드·러쉬」 국방차관이 최근 잇달아 해외주둔 미군병력의 일방적 감축과 기지철수를 경고한 것도 공산권의 군비증강 추세를 미뤄 볼 때 때늦은 감마저 없지 않다.
세계 2차 대전후 미군의 급속한 동원해제가 한국전쟁 때 미국으로 하여금 효과적인 대처를 지연케 했던 가장 큰 원인이었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 한·미 양국은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던 1950년대 한반도에서 한국군의 군사적 열세가 북괴로 하여금 6·25를 유발시켰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북괴의 최근 군사동향을 평가·대비하는데 있어서도 제2의 민족비극을 초래하지 않는 안목에서 대처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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