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 반딧불이 축제, 서식지 체험 행사로 빛 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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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아산반딧불이 축제가 현장체험 중심으로 바뀐다. 사진은 지난해 반딧불이 축제의 체험학습.

아산시 반딧불이 축제가 이전의 전시장 중심 축제에서 서식시 체험 행사로 거듭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는 최근 “반딧불이 서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 송악저수지 등 여러 곳에서 축제를 열어도 될 만큼 많은 반딧불이가 발견됐다. 올해 축제는 서식지를 찾아가는 현장체험 중심으로 전면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산시는 농업회사법인 ㈜오상킨섹트에 위탁해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아산 지역 반딧불이 서식 실태를 조사를 벌였다. 이 결과 송악저수지와 송악면 동화리 계곡, 아산향교계곡, 영인산 등 4곳에서 늦반딧불이가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송악저수지와 동화리 계곡 일원에는 늦반딧불이뿐만 아니라 사육이 가능한 애반딧불이도 발견됐다.

특히 송악저수지는 조사지역 가운데 가장 많은 반딧불이가 관찰됐다. 이곳은 사람의 이동이 적고 환경 교란이나 농약 등의 영향을 적게 받아 반딧불이 서식에 안성맞춤인 것으로 조사됐다. 송악 동화리 계곡은 민가의 조명, 일부 논둑의 제초제 살포 등이 서식 환경에 악영향을 줘 반딧불이의 개체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산향교계곡은 늦반딧불이 1종만 관찰됐지만 사람의 이동이 적고 밭과 휴경지 등이 서식환경에 유리한 지형으로 조사됐다. 늦반딧불이 서식이 확인된 영인산은 타 지역보다 반딧불이 먹이 생물의 밀도가 적게 나타났지만 송악저수지는 먹이 생물이 풍부해 서식지의 특성을 보완할 경우 개체 수를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아산시 관계자는 “아산지역 여러 곳에서 반딧불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올해는 개최지 장소부터 축제방향까지 모두 재검토할 방침”이라며 “시민과 환경단체 모두가 만족하는 축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12년 첫선을 보인 반딧불이 축제는 연인원 5만 명의 관람객을 불러 모으며 입장 수익만 1억원에 달하는 등 ‘대박’을 쳤다. 하지만 아산시가 수백여 명의 용역직원을 동원해 외지에서 반딧불이를 채집, 생태공원에서 축제를 연 사실이 지난해 말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역 환경단체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알고 보니 생태계를 파괴하는 반환경적인 행사였다”며 거세게 항의했었다.

지난해 12월 3일 열린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처음 이 행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윤금이 시의원은 “환경축제를 한다면서 반딧불이를 채집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늦게나마 아산시가 현장체험 중심의 축제를 치르겠다고 밝힌 만큼 애초 목적대로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알리는 축제로 탈바꿈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서상옥 사무국장은 “아산시가 올해 반딧불이 축제 계획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하니 다행이다. 반딧불이 축제가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축제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조영민 기자

◆늦반딧불이=애반딧불이보다 늦은 8월에서 10월에 성충이 된다고 해서 늦반딧불이로 불린다. 깨끗한 개울가 또는 잡목림이 우거지고 그늘진 풀숲, 논 등에서 많이 활동한다.

◆애반딧불이=몸길이 7~10㎜로 반딧불이 종류 중에서 비교적 작은 편이다. 수명은 약 15일이며, 주로 이슬을 먹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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