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모란 재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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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최근 약초 재배가 많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문의도 많다. 만일 오는 봄부터 약초를 재배해 볼 생각이라면 지금부터 땅의 입지 조건 등을 살펴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약초에 대해 개괄적인 것은 지난 4월19일자로 소개했으므로 이번에는 모란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하겠다.
모란은 수익성도 좋지만 재배하기가 쉬우므로 누구나 손쉽게 시작할 수 있다. 부업을 선택할 때는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손쉬운 것부터 택하는 것이 확실하여 좋다.
모란은 작약과 함께 중국이 원산지인데 우리 나라에는 신라 선덕여왕 때 도입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어 오랜 역사를 갖는다.
한약재로서 매우 귀할 뿐 아니라 관상용 정원수로도 이용되고 꽃을 잘라 팔 수도 있다.
모란은 양수여서 햇볕이 잘 드는 모래땅에서 재배해야 한다. 연평균 햇볕이 적어도 하루에 6시간 이상이라야 잘 자란다. 흙은 일반적으로 모래땅이라고는 하나 약간 점토 질이 섞인 흙에서 성장이 잘된다.
또한 중요한 것은 한약재로 쓰이는 뿌리는 구근이므로 배수가 잘 되어야 썩지 않고 많은 수확을 얻을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햇볕이 드는 시간, 흙의 성질, 배수 등 세 가지가 모란 재배의 요건이 된다.
모란은 번식 방법이 복잡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번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번식 방법이 복잡할 뿐 아니라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분주법인데 4∼5년생의 모주에서 분주하는 방법이다. 보통 수확이 5년이므로 분주를 위한 모주를 따로 재배해야한다.
또 하나의 방법은 공대접묘법이라고 부르는 방법이 있는데 모란 뿌리에다 모단아조를 접묘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도 재배 성적이 좋으며 이 밖에 모란 뿌리가 없으면 작약의 부리에 접묘할 수도 있다. 이를 작약대접묘법이라고 하는데 접묘한 후 1∼2년만에 모란이 접수부분에서 뿌리가 내리면 작약의 뿌리는 잘라 주어야 한다.
그대로 땅에 심는 실생법도 있으나 생장이 아주 느리고 발아율도 적으므로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번식의 방법이 비교적 까다로운 것이 어려움에 속한다.
모란의 식재는 분주이 든 접묘이든 10월께 가을이 이상적이다.
이른봄에도 할 수는 있으나 가을보다 성격이 나쁘므로 가을 식재가 좋다.
식재의 간격은 보통2척×3척으로 줄지어 심으며 평당 6주, 단보 당 1천8백 그루를 심을 수 있다. 깊이 45㎝ 길이 30㎝의 구덩이를 파고 마른 계분5백g을 넣은 다음 준비된 퇴비를 넣고 흙을 넣은 다음 묘를 심는다.
분주묘일 때는 묘 전체가 노출되지 않게 심으며 접묘일 때는 접한 후 자라난 가지를 잘라서 심는다. 심은 후의 관리는 다음해 복부터 성장이 시작되며 성장이 끝나는 여름까지는 거름을 줄 필요가 없고 따라서 가을에 추비를 하면 된다.
병충해는 분수이므로 별로 많지 않으나 습도 부족으로 걸리는 고갈병의 피해가 크다. 이때는 별 방법이 없으므로 토양의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한발이 심할 때에는 잎이 져버리므로 보온과 보습에 유의하여야 한다. 그밖에 병균의 침입으로 붉게 낙엽이 지는 경우가 있는데 「우수푸」 충액으로 소득 하면 다시 살아난다.
모란은 5년이면 수학이 가능한데 캐낼 때 분주묘를 확보하고 난 후 근부의 뿌리를 약재로 만든다. 대체로 모주 1주에서 5∼6묘가 분주 되면 뿌리는 습근으로 4근 정도 수확된다.
가격은 분주묘가 주당 2백50원∼3백원이며 습근의 경우 근당3백∼3백50원, 건재의 경우 근당 1천2백원이 된다.
평당 6주의 가격 1천8백원을 투입하면 5년 후에는 묘목 6개와 4근을 합하면 1만8천원을 수확할 수 있으며 결국 10배의 수학을 올릴 수 있고 건재로 갈면 이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모란은 지혈제로 쓰이며 부인병에 많이 쓰이는 것으로 수요가 대단히 많다. 최근 수출 수요도 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 수요에도 못 미치는 형편이므로 생산이 크게 권장되고 있다. 다만 수확이 5년 걸리므로 인삼과 비슷한 생산기간이 들며 자금 회전이 그만큼 장기적인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투공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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