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철 김원기 "우리를 무시하는 거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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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신주류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대북송금 특검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당론이 거부된 때문이다.

14일 오후 청와대로 가 거부권 수용을 건의했던 정대철 대표.김원기 고문 등은 盧대통령의 특검법 공포 후 유인태 정무수석에게 "우리를 무시하는거냐"며 강하게 항의했다고 한다.

이들은 盧대통령이 법안심의를 위해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기 전 "거부권을 행사한 이후에도 야당과 충분히 협상할 수 있다"고 했고, 국무회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합의 가능성이 커졌으니 공포를 하루만 미뤄달라"는 쪽지를 두 차례나 전달했다고 한다. 이 같은 의견이 묵살당하자 柳수석에게 불만을 쏟아낸 것이다.

신주류의 이 같은 기류가 그동안 盧대통령과 거리감을 보여온 구주류 정서와 결합할 경우 민주당 상황이 복잡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주류의 한 의원은 "金고문이 특검법 원안 공포에 감정이 상했다고 하더라"며 "신주류 내에서 청와대와 당의 관계를 재설정하자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추미애 의원은 "의외의 결론이며, 특검으로 인해 정국이 정쟁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말이 신주류지 조각(組閣)은 물론 중요정책 결정 과정에서 당이 사사건건 소외됐다"면서 "쌓였던 불만이 한꺼번에 터지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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