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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자진 출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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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나와 경찰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불법 철도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경찰의 수배를 받아 온 김명환(48) 철도노조 위원장이 은신 29일 만인 14일 용산경찰서에 자진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자수 의사를 밝히고 조계사 등 은신처에서 나온 박태만(55) 수석부위원장, 엄길용(48) 서울지방본부장 등 지도부 12명도 자진출두해 용산서·남대문서 등 3개 경찰서가 조사를 벌였다.

 이로써 지난달 16일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노조 지도부 35명 전원(22명은 이미 검거)이 검거됐으며 역대 최장기 철도파업(지난달 9일부터 22일간) 사태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경찰은 이들 13명에 대해서는 ‘조사 후 선별적 구속영장 신청’ 방침을 정했다. 김헌기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장은 “김 위원장 등은 불법파업 과정에서의 역할이 컸고 장기간 도피했기 때문에 엄중 처리할 것”이라며 “조사 후 구속영장 신청 대상과 범위를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최근 자수한 철도노조 지도부의 구속영장을 잇따라 기각한 바 있다.

 코레일은 파업 가담자 7990명을 전원 징계하고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152억원) 청구와 노조 재산 116억원 가압류 조치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파업의 원인이 됐던 코레일의 수서발 KTX 자회사(수서고속철도주식회사)는 2016년 1월 개통을 목표로 지난 10일 본격 업무를 시작했다.

 김 위원장 등은 출두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자진출석의 ‘모양새’를 갖추려는 김 위원장 등 철도노조 지도부와 이들을 강제연행하려는 경찰이 신경전을 벌이면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민주노총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코레일은 대량 징계와 강제전보 위협 등을 거두고 대화와 교섭의 장으로 나오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전 11시30분쯤 경찰에 출두하려 했다. 하지만 경찰 기동대와 사복 경찰 200여 명이 건물 현관 앞에 전진 배치되자 “경찰들을 빼지 않으면 출석을 하지 않겠다”고 버티면서 출두가 5시간가량 지연됐다.

 경찰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16일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래 중구 정동의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에 은신해 왔다고 보고 있다.

 앞서 경찰은 김 위원장을 체포하기 위해 같은 달 22일 민주노총 본부 강제진입을 시도했으나 검거에 실패했다. 당시 “새벽에 빠져나갔다”고 주장했던 김 위원장은 강제진입 작전 종료 직후인 26일 다시 민주노총 본부로 돌아와 파업 가담자 징계 철회 등을 요구하며 자진출두를 미뤄 왔다.

글=이유정·장혁진·구혜진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은신 29일 만에 … 지도부 전원도
경찰 "불법파업 역할 커 엄중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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