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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올랑드에게 상심, 몸져 누운 퍼스트레이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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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르

프랑수아 올랑드(59) 프랑스 대통령의 비밀 연애 사건이 퍼스트레이디의 자격 여부로 비화되고 있다. 결혼하지 않은 대통령의 애인이 바뀌었다면 퍼스트레이디 자격도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현재 시사주간지 파리 마치 기자 출신인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르(48)와 동거 중이다. 그러나 연예주간지 클로저는 최신호에서 올랑드가 파리 시내의 한 아파트에서 영화배우 쥘리 가예(41)와의 밀회를 가져왔다고 보도했다. 홀로 오토바이를 타고 이 아파트로 가는 올랑드의 사진도 공개했다. 올랑드 대통령도 이 사실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이에 야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다니엘 파스퀠 의원은 “대통령이 다른 여성을 사귀고 있으면 트리에르바일레르는 엘리제궁(대통령 집무실 겸 관저)을 떠나는 게 정상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세금으로 트리에르바일레르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누가 영부인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잡지 르푸앵의 설문조사에서는 89.2%의 응답자가 “새 연인이 생겼다면 올랑드는 트리에르바일레르와 헤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일간지 르피가로는 14일로 예정된 올랑드의 시정 연설 및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이에 대한 올랑드의 입장을 캐물을 것으로 예측했다.

 트리에르바일레르는 법적인 남편이 있던 상태였던 2005년부터 올랑드와 가까이 지내왔으며 2010년 이혼한 뒤 공개적 교제를 시작했다. 그는 2012년 대통령에 당선한 올랑드와 함께 엘리제궁에 거주하면서 영부인 역할을 맡고 있다.

 2012년 올랑드 대통령 취임 당시부터 트리에르바일레르의 퍼스트레이디 노릇에 반대여론도 만만찮았다. 그녀가 올랑드와 연인 관계는 유지하되 엘리제궁에는 들어가지 않고 기자 일을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그녀가 엘리제궁에 입성하자 출세를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올랑드에게 접근했다는 비판까지 나왔었다.

 트리에르바일레르는 대통령에게 새 애인이 생긴 데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트리에르바일레르가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트리에르바일레르는 올랑드의 ‘바람’이 클로저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진 직후인 10일 오후에 병원으로 갔다. 엘리제궁 관계자는 이 신문에 “트리에르바일레르가 심한 우울감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 트리에르바일레르의 인과응보라는 시각도 있다. 그녀는 자신에 앞서 올랑드와 동거해 네 자녀를 낳았던 세골렌 루아얄 전 사회당 대선후보에게 지나친 질투심을 드러내 눈총을 사왔다. 지난해 총선 당시 그녀는 루아얄의 상대 후보를 지지한다고 공언했으며 대선 때도 루아얄을 찍지 않았다고 공공연히 말했다. 대선 결선 투표 후 올랑드가 루아얄의 뺨에 입 맞추자 자신에게는 입에 키스해줄 것을 요구하는 장면이 TV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올랑드가 루아얄을 하원의장직에 앉히려 할 때도 극구 반대해 이를 막았었다.

 이번 스캔들에 대해 루아얄은 침착한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TV 인터뷰에서 “드라마는 프랑스 국민의 관심 사안이 아니다. 이제 (연예잡지의) 페이지를 덮고 다시 일에 몰두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올랑드와 가예의 밀회 장소로 알려진 파리 시내의 아파트가 코르시카섬 출신 범죄조직과 관련된 부동산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폭로 전문 인터넷 언론 메디아파르는 아파트의 실소유주가 지난해 돈세탁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코르시카 마피아 간부라고 주장했다.

런던=이상언 특파원

"심한 우울감에 빠져" 병원 입원
야당선 "엘리제궁 떠나야" 공세
루아얄 쫓아낸 인과응보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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