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여성들에게 푸대접받는-바느질|인하대 이춘계 교수 조사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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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중·고교에서의 가사 교육 특히 생활에 관한 것은 근래 이룬 면에만 치우쳐 실기 면이 소홀해져 가는 경향을 보여왔다. 바느질은 배웠어도 바느질 할 줄은 모른다는 여성들이 도시에 많아졌다는 것은 학교 교육의 문제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인하대 이춘계 교수는 현재 우리 나라 중 고교에 있어서의 의생활 교육의 이러한 문제점을 파헤치기 위해 서울의 주부와 여교사 4백95명을 상대로 그들의 의생활 실태 및 의식을 조사 연구했다. (대한 가정학회지·73년10월호)
주로 20대에서 40대에 이르기까지의 연령층을 상대로한 이 조사에서 보면 「집에서 바느질을 하지 않고 있다」는 주부가 전체의 60%를 차지하며 특히 「자주 바느질을 한다」는 주부는 4·8%에 지나지 않았다.
직장을 갖고 있는 교사의 경우 「바느질을 하지 않는다」는 여성이 80%, 「가끔이라도 바느질을 하고 있다」는 여성은 20% 밖에 안되며, 「바느질을 전부터 거의 한일이 없다」는 대답이 47%를 차지했다.
또한 한달 동안 재봉틀을 사용하는 횟수도 「10회 이상」 (사흘에 한번)이 전체 주부의 8·4%, 3∼5회가 42·2%를 차지했으며 여교사들은 「2회 이하」가 89%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렇게 도시의 가정주부나 직장 여성들이 비교적, 집에서 바느질을 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그러나 「바느질하는 것을 싫어한다」는 여성은 많지 않았다.
즉 주부의 8%, 교사의 15%가 바느질이 싫다고 했으며 「좋아한다」는 층은 주부의 35%,교사의 37%를 차지했다. 그리고 「바느질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는 무관심을 나타낸 여성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들이 바느질을 멀리하는 이유로서는 「어렵다」「시간이 걸린다」 「본뜨기가 힘들다」 등을 들고 있다. 이 교수는 여성들이 바느질을 하고 싶어도 「어렵다」는 생각 때문에 선뜻 하지 못한다는 점을 들어 이것이 학교 교육에서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어렵다」는 생각을 없애주기 위한 좀더 실기 위주의 교육이 재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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