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막사 칠성각의 마애불은 약사여래삼존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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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조후기인 1763년 암벽에 약사여래삼존불을 아로새기고 또 남근·여근을 표현, 자손의 번영을 기원해온 조각이 서울근교 삼막사 에서 확인돼 불교·민속·미술사 분야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국대 박물관은 최근 안양의 삼성산 삼막사를 답사, 칠성각의 마애불을 조사했는데, 거기 덕지덕지 덮인 백회칠을 깨끗이 벗겨낸 결과 웃음 띤 얼굴의 세 부처님의 원상과 건륭28년에 조성했다는 기록을 밝혔다.
가로·세로 2m여의 바위면을 다듬어 양각한 이 불상은 중앙에 주불로서 약사여래좌상(좌고 1m51㎝)과 좌우 협시로서 일광보살·월광보살(각각 좌고95㎝) 을 연화좌에 앉혔는데 이조후기 마애불치고는 연대가 정확하고 또·미소짓는 얼굴의 생김새도 조촐한 작품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민속신앙과 다분히 결부되는 칠성각에 약사여래를 모신 것은 아주 이례적인 예. 그 앞뜰에 있는 두개의 바윗돌에 약간씩 손을 대어 남근과 여근을 표현한 것은 이곳 칠성각의 성격을 한결 두드러지게 설명해주는 표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래서『고래의 칠성당과 불교의 약사신앙이 습합한 본보기로 삼을만하며 조각사뿐만 아니라 불교사상 및 민속신앙의 면에서도 주목된다』는 것이 동국대 박물관 문명대씨의 말이다.
서울을 둘러싼 동서남북의 4대 비보사찰에 들던 이 삼막사는 현재 초라한 산사지만 임진란 후에는 승병의 주둔지. 불상 복장기에 의하면 왕실과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절이기 때문에 칠성각의 불상도 그런데 연유된 조성이 아닌가 짐작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칠성각에는 일월성신(치성광여래) 의 신중정을 걸어 놓는 게 상례.
따라서 여기처럼 역사여래를 받든 경우가 전무하다. 그러나 치성광여래와 약사여래는 일광·월광보살을 좌우에 둔다든가, 자손·수명을 상징하는 점등 매우 유사한 성격을 띠고 있다. <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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