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금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패트릭·화이트』-작품과 인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금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호주작가 「패트릭·화이트」는 우리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69년에는 「새뮤얼·베케트」와, 작년에는 「하인리히·뷜」과 막바지에서 「노벨」문학상을 겨룰 만큼 세계 문단에는 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있는 작가다. 금년에도 영국작가 「그레이엄·그린」과 치열한 수상 경합을 벌였으나 그의 수상은 대충 예견되고 있었다.
「패트릭·화이트」는 호주 국적을 가지고 주로 호주에서 작품활동을 벌였으나 태어난 곳이 영국「런던」이고 학교도 「케임브리지」대학을 나왔으므로 그는 오래 전부터 영국 사회에서 널리 알려진 작가였다. 그가 최초로 필명을 떨치기 시작한 것은 39『행복한 계곡』을 발표하면서부터였다.
이때는 그가 「케임브리지」를 졸업한지 불과 4년 후의 일로서 그의 나이 27세 때였다.
그의 작가적 재능은「스웨덴」 한림원이 수상 이유에서 밝힌바와 마찬가지로 서사시적이고 심리적인 수법으로 호주대륙을 문학에 소개하는데서 탁월하게 나타냈다. 영국에서 성장했으면서도 조국인 호주를 그의 문학의 본바탕으로 삼은 것은 호주국민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의 호감을 샀다. 「패트릭·화이트」를 결정적으로 세계 정상급의 작가로 올려놓은 것은 55년에 발표한 소설 『인간의 나무』였다.
한 평범한 우유장수와 한 여인의 단조로운 생활을 묘사하면서 인생의 모든 국면을 표현하려한 작의는 작품에 그대로 투영되어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이 작품으로 그는 호주 문학가 협회서 금「메달」상을 받았으며 2년 뒤인 57년에는 호주대륙을 횡단한 독일 탐험가의 이야기를 그린 『보스』란 작품으로 「마일즈·프랭클린」상을 받았다.
비평가들은 흔히 그를 「D·H·로렌스」나 「제임즈·조이스」에 비교하고 있으나 그 자신은「톨스토이」를 가장 존경하고 있다.
이것은 그가 그 자신의 작품 『인간의 나무』에 대해 언급한 바 『나는 늘 평범 뒤에 있는 인간의 특수성을 발견하려고 노력해왔다』고 말 한데서도 나타난다.
큰 키에 깊숙하고 검은 눈을 지닌 「패트릭·화이트」는 언제나 말이 없고 조용히 사색하는 것을 즐긴다. 「노벨」문학상이 발표된 직후 20여명의 기자들이 「시드니」에 있는 그의 집으로 몰려들었을 때 끝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것도 그의 성품의 단면을 드러낸 것이다.
어쨌든 그의 수상은 당연한 것으로 세계문단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의 수상은 영어를 사용하는 작가로서 62년 미국의 「존·스타인벡」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래 11년만에 처음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