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매금지된 세 여류가 공동 집필한 『포르투갈 신서간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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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5월 발간된 후 3주일만에 경찰에 압수되어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포르투갈 신서간집』의 저자인 포르투갈의 사회학자 「마리아·이자벨·바레노」박사와 심리학자 「마리아·벨호·테코스타」박사, 신문인 「마리아·테레사·호르타」씨 등 3인은 여성운동의 견해를 너무 솔직하게 개진했다는 혐의로 오는 25일 공판을 받게 된다.
『3「마리아」여사의 공판』이라고 알려진 이 필화사건에 대해 두 아들의 어머니인 올해 34세의 「바레노」박사는 『이 책이 외설적이고 공공도덕에 반한다』는 것이 당국의 견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그는 국영인 산업문제연구소의 공업사회 학자로서 앞서까지의 두 편의 여성운동 책들은 말썽이 없었는데 이번에 말썽이 빚어졌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은 프랑스군장교의 꾐에 빠졌다가 버림을 받은 수녀원의 한 수녀가 썼다는 5편의 편지로 구성된 17세기의 포르투갈고전인 『포르투갈 수녀의 편지』에서 그 이름을 따고 있다.
『이번의 책은 이 고전의 형식을 따라 자기의사에 반하여 옥에 갇혀있는 한 여인이 사랑이나 성의 문제 등을 이야기하고 싶어한다는 내용의 것으로 저술되어 있읍니다.
이 책은 같은 문제를 다룬 앞서까지의 책보다는 문제를 더 직접적으로 공공연하게 논하고 있다』면서 「바레노」박사는 이 책이 법정문제로 까지 번지게 된 것은 그 가운데성의문제를 까놓고 다루고있는 것 의에도 포르투갈 사회의 남성우위성을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이 여인에 의한 집필이고 여성문제를 다루고 있는 외에도 포르투갈의 남성들이 여성을 지배하고 있는데 대한 공격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에 남성들이 충격을 받을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가 남성이었다면 같은 내용이라도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바레노」박사는 성과 결혼문제를 다룬 수많은 책들이 포르투갈에서 공공연히 팔리고 있으나 이런 모든 책들은 남성이 쓴 것들이고 여성문제에 대해서는 아예 외면을 하고 있다면서 거의 모든 소설에서도 『사랑은 남성이 이겨야하는 투쟁처럼 묘사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포르투갈 신서간집』은 시 논문 수필 및 서한 등을 모은 것인데 각 편마다 필자의 이름은 안 밝히고 공동책임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호르타」여사와 「바레노」여사는 여성차별의 종식만을 추진하고 있는데 비해 「테코스타」여사는 모든 종류의 차별폐지를 내걸고 있다.
『개인적인 지배는 남성과 사귀지 않고 접촉을 안 하면 피할 수 있지만 남성우위로 굳어져버린 사회에서는 도저히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벽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성이 때로는 여성자신의 가장 큰 적이 될 수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대해 「바레노」여사는 『그것은 여성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자기역할에 무조건 복종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오랜 전통을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말』이라면서 『그들은 자기가 맡은 일에 하도 오랫동안 젖어 있다보니 조건반사에 걸려 자기 위치를 어떻게 바꿔야할지를 생각조차 못하게 되어 있다』고 대답하고 있다.
「바레노」여사는 이제 공판정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서 변호인들은 공판을 일반인에게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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