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녹유 자기에 매우 근사한 시유|유약의 질감과 알맞게 경쾌한 작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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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홍익 공전의 정담순 부교수가 첫 도예반을 마련해 6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큼직한 푼주를 몇 점 포함했지만 대개 자그마한 항아리와 화기·다기 등 소품들이다. 그들 기형은 재래의 우리 나라 그릇 이름으론 알맞게 부르기 어려운 그런 『작품』들. 지난 3년간의 몇 가지 시도를 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개인전에서 주목된 것은 고려시대 녹유 자기에 매우 근사한 시유이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철분이 10% 정도나 되는 논흙에 석회분이 대리석 가루를 탄 잿물인데 일반 도자기 보다 다소 낮은 화도로 녹으면서 보글보글 엉겨 붙어 퍽 보드라운 감촉을 주는 다갈색 기면이다.
이런 유약의 질감과 걸맞게 그릇의 기벽 (두께)이 비교적 얇으며 구연이나 전을 한결 가볍게 처리하는게 그의 특징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경쾌하다고 할까, 어느 면으론 불안감마저 없지 않다. (2일∼7일 신세계 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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