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방파제 찔끔공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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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포항에 건립되는 어항 방파제가 수의계약에 의한 찔끔공사로 부실에 예산낭비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포항시의회 임영숙(40)의원이 구룡포읍 삼정2리 방파제 등 축조중인 58개 방파제를 대상으로 실태조사한 결과다.

◇현장=구룡포읍 삼정2리 방파제는 2001년도와 2002년도 사업간 연결부위가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가로로 크게 갈라져 있다. 또 바다쪽 방파제 두부(頭部)에는 파도 등에 유실되지 않도록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인 삼발이(TTP) 처리가 돼야 하는데도 그렇지 않았다. 또 수중의 방파제 아래쪽은 규정(가로 세로 높이 50㎝이상)보다 작은 피복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당수 방파제에서 비슷한 문제점이 드러나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청하면 청진1·2·3리는 마을마다 방파제를 따로 만들어 2백∼3백m 거리에 방파제가 4∼5개나 있다. 그러나 포항시 자료에는 이 방파제가 1∼3㎞ 떨어져 있는 것으로 돼 있다. 어선수 증감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방파제를 쌓은 것이다.

◇부실원인=방파제를 쌓으면서 해마다 35∼40개에 분산투자하는게 큰 문제다. 포항시가 1990년부터 쌓기 시작한 방파제는 무려 58개. 총 3.5㎞를 쌓는데 4백32억원을 투입(1.5㎞ 완성)했고 앞으로 1.9㎞를 더 쌓기 위해 1천3백49억원을 투입해야 한다.

포항시는 지난해 78억원에 이어 올해 35개 방파제(7백m)에 90억4천만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해마다 방파제 20m를 공사하며, 방파제 1개 완성에 평균 28억원(최고 51억원)을 투입하는 셈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완공된 방파제는 한곳도 없다.

이처럼 찔끔공사가 이뤄지다 보니 해마다 방파제 머리나 피복석 법면 고르기를 해야 한다. 태풍 유실 등이 생긴다. 예산낭비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포항시는 이같은 방파제 공사를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발주했다.

2002∼2003년 발주된 69건중 58건이 수의계약으로 업체를 선정했다. 포항시는 “하자보수를 위해 수의계약을 할 수밖에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포항시는 지금까지 한번도 문제가 된 방파제를 하자보수하지 않았다.

◇대책=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해 예산을 집중투자,방파제를 조기완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의원은 “조기에 완공할 수 있는 5∼7개 방파제에 집중투자하는 등 예산절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지검 포항지청은 부실원인·계약과정에서의 비리 등을 밝히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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