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국정철학 공유" 민주당 "일방적인 홍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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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분간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새누리당은 “국정운영 방향과 철학을 국민에게 보고·공유하는 자리였다”(유일호 대변인)고 호평한 반면, 민주당은 “쌍방향 소통의 장이 아니라 일방적인 국정홍보의 장이 되고 말았다”고 혹평했다.

양당의 분위기는 이날 오후 2시10분, 국회 기자회견장 입구에서 마주친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과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과의 대화에 그대로 반영됐다.

 ▶홍 총장=“대통령께서 잘하신 거 같은데, 점수 좀 잘 주시지.”

 ▶김 대변인=“듣고 싶은 이야기를 많이 안 해주셔서….”

 ▶홍 총장=“어느 부분이 마음에 안 드셨나.”

 ▶김 대변인=“특검도 수용 안 한다고 하고 경제민주화, 사회갈등 해소, 통합 문제도 부족하고….”

 ▶홍 총장=“국회를 존중하고 잘 알아서 하라고 했으면 된 거지.”

 ▶김 대변인=“아니, 공약을 했으니까…. 그래도 남북관계는 상당히 고민한 흔적이 보이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기자단 오찬에서 “대통령이 경제를 화두로 잡은 건 잘 한 것 같다. 앞으로도 국민과 소통하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김관영 대변인은 “국민은 잘 짜여진 각본보다 솔직한 대화를 원하는데, 대통령은 특검, 무능 장관 교체, 경제민주화, 사회적대타협위원회, 개헌 등 주요 이슈에 대해 언급을 회피하거나 일축했다”고 비판했다. 100점 만점에 몇 점을 주겠느냐고 기자들이 묻자 “낙제점을 주고 싶지만 첫 번째 기자회견이라는 점에서 50점 정도”라고 했다.

 민주당 중진인 박지원 의원은 “대북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진전된 건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나는 소통을 안 한 적이 없으니 비난하지 말라’고 하는 모습을 보며 또 다른 불통정치가 시작되는 절망을 느꼈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 측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대통령의 경제 활성화 의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전반적으론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금태섭 대변인은 “기초노령연금 등 공약 후퇴, 경제민주화와 복지 등에 대한 언급이 아예 빠져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국가기관 대선개입 문제, 특검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반복하고 노사문제와 공기업 개혁 문제도 사회적 대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소아·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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