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수심 8m…조약돌의 합창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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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주위가 어느 사이엔가 밝아진다. 눈이 익숙해졌기 때문이 아니다. 사람이 내뿜는 공기의 포말이 수면에 닿는순간 알알이 부서지면서 은색으로 빛나기 때문이다.
귀가 차차 틔며 『사르륵사르륵』 괴이한 규칙적인 소리가 들려온다. 물속에서는 아무리 작은소리일지라도 곧 들을수 있다. 소리의 음파가 피부로 곧장 느껴지는 것일까? 바다밑을 들여다본다. 불안정하게 널려있는 작은돌이 물결에 따라 움직인다. 작은 돌의 소리로군-긴강감이 풀린다. 2m, 4m, 6m …팔목에 찬 수심의 바늘이 돌아간다.
갑자기 귀가 멍하다. 팔다리가 뻑뻑하고 몸의 동작도 둔해진다. 수심 6m에서 오는 첫 고비다.
5∼6m 깊이에선 수압때문에 누구든 귀에 통증을 느끼게된다. 이럴때 코를 막고 코에 힘을 주면 고막으로 오던 통증이 제거되는것이 보통. 하지만 이것을 물속에서 손을 쓰지않고 하기는 쉽지 않다.
약간 훈련을 받아야 하는 일. 그러나 수중 5∼6m에서의 고비를 일단 극복한 것으로 안심한 것도 찰나의 기쁨. 8m에선 귀에 한층 더 강렬한 통증이 엄습했다. 똑같은 훈련된 「테크닉」으로 극복하며 서서히 잠수해들어간다. 수심12m 서귀포앞 3km섬부근 해저에서.
본사수중촬영대 김춘광지도 양영당기자 조호훈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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