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필 북적 위원장 연설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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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오늘 쌍방 적십자 단체 앞에 나서는 가장 근본적이고도 절박한 문제는 흩어진 겨레들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풀어줄 수 있도록 자유롭고 민주주의적이며 평화롭고 화목한 사회적 환경과 조건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사상과 이념의 차이 때문에 법률적 제재가 뒤따르고 사회 정치적 견해와 주의·주장을 달리하는 사람들에 대한 정치적 박해가 합법화된다면 흩어진 가족·친척이 남북으로 자유롭게 내왕할 수도 없고 마음놓고 서로 만날 수도 없으며 오히려 그것을 억지로 강행한다면 사람들에게 더 큰 고통을 들 씌우는 결과만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더우기 군사적 대치 상태까지 지속되고 긴장 상태가 완화되지 않는 조건에서는 불신과 오해를 제거할 수 없고 신뢰의 분위기를 조성할 수 없으며 어떠한 인도주의 문제도 원만히 해결할 수 없읍니다.
적십자 회담이 직면하고 있는 이 엄연한 현실에 눈을 감고 그 밖의 문제를 가지고 논의만 한다면 사실상 그것은 공리 공담에 그치고 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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