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부동 자금화 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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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최근 들어 증권 및 부동산 「붐」에 따라 투기 대상을 찾아 유동화 함으로써 장기성 예금이 요구불 예금으로 바뀌고 통화량 중 현금 통화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는 등 통화의 부동 자금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제까진 총 저축 중 저축성 예금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나 6월중엔 요구불 예금 증가액 (2백32억원)이 저축성 예금의 증가액 (2백31억원)을 앞지르는 저축 「패턴」의 변화를 보였다.
5월중엔 총 저축 증가액 2백90억원 중 저축성 예금이 2백59억원, 요구불 예금이 31억원 이었다.
특히 2년 이상의 장기 금전 신탁의 해약이 많아져 6월 중에 무려 25억원이 줄었다.
금전 신탁은 종래 계약 기간이 만료돼도 70∼80% 이상이 재 신탁했으나 최근엔 재 신탁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그 대신 단기일 내에 찾을 수 있는 통지 예금이 크게 늘고 있다.
이러한 저축의 유동화 현상은 증권 및 부동산 「붐」의 재연에 따라 많은 자금이 투기 대상을 찾아 대기 상태에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관계 당국에서는 현재 증시에 몰려 있는 부동 자금이 1백억원 이상 되며 부동산 투기에도 상당한 자금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저축의 부동 자금화 현상은 저축 증가 추세의 둔화와 환물 풍조를 더욱 자극하여 앞으로의 안정 기조 유지에 위협이 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통화량 중 현금 통화의 비중이 두드러지게 높아지고 있는데 6월중의 통화량 증가분 1백87억원 중 현금 통화 증가분이 1백48억원에 이르고 있다.
현금 통화의 증가는 1만원·5천원권 등 고액권의 발행에 주로 기인된 것인데 1만원권만 해도 이미 1백30억원 가량 발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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