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이야기] 양주업체, 일반인 판촉 열올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8면

양주업체가 인터넷을 통한 이벤트 등 개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판촉을 강화해 눈길을 끌고 있다.

원래 위스키의 85% 가량이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서 팔린다.이에 따라 양주업계의 판촉활동은 유흥업소 사장이나 종업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런데 양주업계는 최근 이 같은 기존의 마케팅 전략을 크게 수정하고 있다.

이유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불경기 때문이다.

이라크 전쟁위기 고조 등 악재로 내수침체가 지속되는 바람에 지난달 국내 위스키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 이상 줄었다.

2월달이 전통적인 양주 비수기이지만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두자리 수 이상 성장해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분명한 이상 징후인 셈이다.

신정부 출범도 위스키 판매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관련업계의 주장이다.

양주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대기업 종사자들이 위스키의 주요 소비층이었다"며 "그러나 신정부 출범과 검찰의 대기업 수사 등으로 사회 분위기가 경직되면서 매출이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전쟁이 터져 유흥업소 영업시간 제한이 실시될 경우 유흥업소를 통한 소비는 더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윈저를 판매하는 디아지오 코리아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화이트데이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젊은 소비자에 대한 마케팅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룸살롱 등 업소 위주의 영업으로는 매출 확대에 한계가 온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인터넷 회원들을 겨냥한 판촉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임페리얼을 주력으로 하는 진로발렌타인스도 대대적인 광고 공세에 들어갔다.

이 광고는 업소보다 일반 소비자를 겨냥했다. 진로는 이를 위해 위조방지 캡과 마크도 도입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위조방지캡을 처음 부착한 뒤 판매량이 20% 가량 증가하는 등 일반 소비자의 반응이 컸다"며 "기존 업소 종사자를 겨냥한 영업으로는 거둘 수 없었던 성공"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랜슬럿을 내놓고 위스키 시장에 뛰어든 하이스코트도 일반인 대상 판촉에 본격 나섰다.

이 회사는 최근 아마추어 골프대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 하이스코트는 여덟 차례의 지역 예선과 결선을 거치는 골프 행사를 통해 일반인에 대한 제품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조민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