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들 앞에서 … 장성택, 부하 7명과 함께 처형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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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이 지난 12일 국가전복음모 혐의로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을 처형할 때 부하 7명을 함께 처형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정부 고위 당국자가 29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장성택이 지난 12일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 직후 처형당했을 때 노동당 고위 간부 2명과 내각 2명, 군 2명, 기업소 지배인 1명 등 모두 8명이 처형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보 당국은 당시 처형된 인물은 당 부부장과 과장급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신원은 확인 중에 있다고 한다.

 그는 “처형은 군사재판이 진행된 평양시 연못동 보위부 영내에서 이뤄졌다”며 “장성택의 모든 직위를 박탈하고 실각시키는 결정을 내렸던 지난 8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했던 주요 간부들이 참관한 가운데 처형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주요 간부들에게 처형을 참관하게 한 것은 김정은 유일체제에 반기를 들 경우 비슷한 처지가 된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공포정치의 일환이라는 게 정부 당국의 분석이다.

 북한은 11월 하순 장성택의 수족으로 꼽히던 이용하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을 처형하는 등 숙청을 본격화했다. 최근에도 박광철 주스웨덴 대사를 소환하는 등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을 최소화하고 주민들에게 ‘통 큰 모습’을 과시하기 위해 추가 처형은 신중히 하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정보 당국은 보고 있다.

 28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최근 군 초병대회 참가자들과 군 특전무술에 해당하는 격술 훈련을 지켜봤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철옹성같이 수호할 수 있게 튼튼히 준비됐다”며 만족을 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근 북·중 국경 경비 강화 등을 독려하기 위해 초병대회를 참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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