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곡면·계단식 등 미래형 배터리 3종 최초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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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내놓은 미래형 배터리. 왼쪽부터 케이블형, 계단구조 일체형, 곡면형. 이 가운데 계단구조 일체형과 곡면형은 양산에 이미 성공했다. [사진 LG화학]

쌓고, 휘고, 감고…. LG화학은 올해 새로 내놓은 배터리들을 이렇게 만들었다. 이 회사는 올 하반기에 미래형 배터리 3종을 내놨다. ▶계단식 배터리 ▶곡면(커브드) 배터리 ▶케이블 배터리 등 3종으로 모두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제품이다. LG화학은 이 중 계단식과 곡면 배터리의 양산에 이미 성공했으며 케이블 배터리의 양산 채비도 갖추고 있다.

 계단식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의 ‘평평한 사각 형태’를 벗어나 2단 이상의 계단 구조로 만든 일체형 제품으로, 큰 배터리 위에 작은 배터리 하나가 더 올라간 모양이다. 필요한 공간에 작은 계단 모양을 만들 수 있으니 최신 정보기술(IT) 제품 디자인에 맞춰 제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예를 들면 그립감 향상을 위해 뒷면을 곡면으로 만든 스마트폰에 일반 직사각형 배터리를 넣으면 곡면 부위에 활용할 수 없는 공간(데드 스페이스)이 생긴다. 하지만 여기에 계단식 배터리를 집어넣으면 곡면 부위에 작은 배터리를 하나 더 얹어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 있다. 이 배터리가 들어간 LG전자의 해외판매용 ‘LG G2’는 배터리 용량이 국내판매용보다 16% 늘어났다.

 LG화학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곡면 배터리는 곡면 IT기기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스마트폰은 물론 시계·안경 등 곡면으로 만들어지는 IT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 자사 고유 기술인 ‘스택앤 폴딩’ 방식을 적용해 배터리에 힘을 가하면 부러지거나 과열되는 대신 부드럽게 살짝 굽어진다. 그만큼 더 안정적이라는 게 장점이다. 케이블 배터리는 LG화학이 웨어러블(입는) IT기기를 겨냥해 만든 제품이다. 전선 같은 모양으로 돼 있으며 구부리고 감거나 매듭을 묶는 등 다양하게 모양을 바꿀 수 있다. 저전력으로 설계해 장시간 사용해도 발열이 적고, 방수 기능도 들어있다는 게 특징이다. LG화학은 현재 이 제품의 개발을 마친 상태로, 수년 내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새 배터리에 관심을 가진 글로벌 기업들의 문의 역시 쇄도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일본과 유럽 기업들로부터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밝혔다. LG화학의 권영수 사장(전지사업본부장)은 “독자 기술로 세상에 없던 배터리를 개발해 미래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ESS)용 배터리는 물론 소형 배터리 분야에서도 세계 1위 달성을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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