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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의 자동인시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71년3월에 서울∼부산간에 자동인시화가 시험적으로 시작된 뒤 불과 2년이 경과한 오는 7월15일부터 부산의 모든 전화는 서울을 교환원 없이 직접 「다이얼」을 돌려 통화하게 되었다. 또 서울에서도 오는 9월16일까지는 18만여 가입자가 부산을 직접 통화하게 되었다. 오는 10월까지는 서울∼인천간을 일부 자동전화로 개통하고, 74년까지는 서울∼수원·안양·대구·대전·청주·전주·광주·춘천·제주간의 시외전화를 모두 자동화할 계획이라 한다. 이러한 계획은 최초에 작성한 체신부의 연도별계획의 1년 순연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계획실시의 어려움을 말해 준다.
제3차 통신사업5개년 계획에 의하면 76년까지는 전국 주요도시 상호간에 장거리 자동전화가 완성되도록 되어 있었는데 그것이 계획대로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을 기점으로 한 전국 각 도시와 도청 소재지상호간의 전화를 자동인시화 할뿐만 아니라 중요한 국제전화까지도 자동 즉시화 하여야 하는 것은 시대적 요제이다. 미국이나 서구의 경우 국내 각도시간의 자동인시화는 말할 것도 없고, 대서양을 건너서까지 자동인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본」이나 「프랑크푸르트」와 「뮌헨」에서는 미국의 어떤 도시든지 인시「다이얼」로하여 통화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오늘과 같은 정보시대에 있어서 신속한 통화는 상담이나 외교나 국가정책결정에 있어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각 국가의 원수간에 직통 전화를 가설하고 외국과의 통상 등을 위하여서도 직영전화를 가설하고 있는 것은 이 사정을 잘 표현한 것이라고 하겠다. 우리나라에 있어서도 경제성장이 빨라진 만큼 국내외거리전화의 자동고시화의 필요성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비행기에 물건을 실어보내는 경우라든가 급한 용건이 있는 경우 교환 양을 거치는 몇 분의 시간경과가 치명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독의 경우 70년에 이미 전국가입전화의 99·6%가 자동조시화 되어 있었는데 반하여 우리 나라는 73년9월이 되더라도 자동인시화가 가능한 전화대수는 서울·부산의 30만 위 정도밖에 안 되는 형편이다. 시외전화의 이용도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어 자동인시화에의 요구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 경제발전에 마르는 수요를 충족하고 전국을 인시 생활권 화하기 위하여서도 전국전화의 자동인시화는 시급한 과제라고 하겠다.
체신부도 이러한 요청을 감안하여 제3차 체신 5개년 계획에서도 자동인시화를 우선적으로 취급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동인시화 계획이 약간씩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외국산기기의 도입지연과 외자사용절차의 지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작년 내에 주문한 자동전화 기기가 70년10월에야 납품되는 등 애로도 많을 것이다. 또 외대사천계획과 그 집행절차에 있어 정부 각 부처는 자동인시화를 위한 외국기재의 도입에 있어 외자사용승인 등에 신속을 기해야 할 것이다.
자동인시화 기기는 정밀기계이니 만큼 현재로서는 국내제작이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도 우수한 전자회사들이 있으므로 이들 회서가 기술을 도입하여 국내에서 제작하게 하는 방법도 연구해야할 것이다. 서울∼부산간 장거리 전화에서 자동칙시화의 범위가 크게 넓어진 것을 환영하면서 하루 속히 전국을 자동인시화 하여 경제발전과 통신교류에 기여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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