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원 양산으로 인한 질 저하·적은 보수로 우회적 평가 떨어져|10%정도 직무에 만족…대개 그저 그렇다·진료와 간호를 대등한 지위로(2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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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간호원들의 의식 구조와 직무만족도
우리나라의「백의의 천사」들은 기계적 맹종만읕 요구하는 병원체제와 전인적 간호의 사명감 사이에 끼여 고민하고있다. 그래서 횐「가운」을 처음 입었을 때 자랑스럽기만 하던 성직이『근저 그렇기만 할뿐』이젠 매력이 없다는 것으로 집약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한양의대부속병원 간호 감독 이연실씨의 초사연구『간호원의 성격특성과 직무 만족도』 ▲금천간호전문학교 신봉혜씨의 『간호원의 의식구조에 관한 고찰』에서 밝혀져 의료계의 새로운 숙제로 등장했다.
이연실감독이 서울의대·세브란스·성모·한대의대병원 간호원 2백명과 의사· 환자· 병원행정 각20명, 중등교 여교사 1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병윈안에서 간호원에 대한 기대가 서로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병원행정가·환자·간호원 자신이 모두 책임성을 첫째로 요구하고 있는 것은 공통이나 그 다음 의사는 순종·동화 (기계적 맹종)를 의미하는 동조성을 요구(18·7%)하고 병윈행정가와 환자는 협동· 친절· 관용의 사회성을(15∼20%), 간호원 자신은 환자를 전인적으로 보살필 수 있는 정신적·감정적 균형(27·5%) 을 각각 요구하고 있다.
의사는 기계적 맹종만을 기대하는 반면 간호원은 전문영역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은 진료에 있어 바늘과 실의 관계인 양자간의 불협화를 가리켜 주는 것.
이씨의 보고서는 의사와 간호원의 이 같은 의식구조의 괴리를 특히 문젯점어로 지적하고 그 결과를 경계했다.
첫째 간호원에 대해 책임성과 동조성만이 강조돼 간호자체가 『일을 해친다』는 단순한 절차적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있다는 것이다. 애정 없는 간호만이 병윈을 지배하고있다는 무서운 결론이었다.
둘째, 만성적인 동조성의 강조는 간호원의 성격 특성을 여교사 집단과 비교할 때 진취성과 박력이 띨어지고 무기력한 순종·동화성만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세째로 보고서는 간호원들의 직무만족도가▲그저 그렇다 30명(41·5%) ▲매우 만족하다 22명(10·5%)▲매우 불만이다 9명 (4·5%)으로 나타나 대체로 불만이거나 의욕을 잃고 있음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마디로 『전문직 간호원으로서 환자에 대한 원만한 심리적·정서적 간호를 할 수 없는 현실』임을 지적하고 의사와 간호원들이 대등한 지위에서 조화를 이룩해야만 『사랑이 있는 간호』를 기대할 수 있다고 결론을 지었다.
신봉혜씨의 『간호원의 의식구조에 관한 고찰』도『진료부문과 간호부문을 명목뿐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대등한 지위에 올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신씨는 대구시내의 국·사립병원 간호학교·보건소 등 2백명의 간호원을 대상으로 의식구조를 조사했다.
조사에의하면 전체 간호윈의 30·8%가 간호직이 전문직으로서 사회적 평가를 못받고 있거나 모르겠다는 소극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이처럼 사회적 평가가 낮은 이유로 간호원들은 첫째『간호원의 일은 의사의 지시나 명령에 따르는 일이 많고 자유판단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17·5%).
▲교육육훈련연한이 일정치 않거나 (16·9%) ▲간호보조윈·조수 등의 도입으로 간호원전체의 질이 낮아졌거나 (17·0%) ▲경제적 대우가 낮기 때문이다 (10·7%) 등은 모두 그 다음의 이유였다.
그리고 간호원의 지위향상을 위한 대책으로는 ▲간호원 교육을 정규대학과정으로 할 것 (32·2%) ▲진료와 간호부문을 대등한 지위에 둘 것 (20·5%) 등으로 나타나 병원으로부터의 기계적인 지시·명령체제에 반발을 보였다.
이 보고서는 또 간호원의 직업의식이 ▲성직성 35% ▲전문직성 23·3%로 나타났고 간호원이 된 동기를 ▲여성에게 적당한 직업이라고 생각돼서가 27% ▲거룩한 사업에 매력을 느껴서가 20·5%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병원측이 간호원의 전문성을 인정해서 간호원의 성직성을 뒷받침해줘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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