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한국」의 장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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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여자탁구가 세계선수권을 차지했다니 너무도 감격스러워 가슴이 북받쳐 오른다.더구나 중공이 탁구로 정치·경제·「스포츠」세계무대를 풍미하는 이 때에 우리선수단이 중공의 높은 콧대를 꺾고 또한 중공에 추파를 던지며 우리탁구의 숙적이었던 일본마저도 통쾌히 이겼으니 그 승리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한국여자탁구의 우수성은 오늘에서 시작되고 결실된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1959년 서독의「도르트문드」에서 열린 재25화 대회에서 우리는 이미 준우승이란 굳건한 터전을 마련했었다. 그 때 필자와 최경자 선수가 주축이 되어 중공을 3:0으로 꺾고 일본과 결승을 벌였다.
당시의 일본은 세계 개인선수권자인「마쓰사끼」를 비롯해「감바」(난피)등 세계 일류급의 선수들이 중심이 뛰었는데 필자만이 2개의 단식을 이겼을 뿐 나머지 2개의 단식과 복식을 지는 바람에 3:2로 아깝게 지고 말았다. 이미 14년 전의 일이었지만 준우승의 영예를 안고 돌아와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환영을 받았던 일은 지금도 추억에 새롭다.이렇게 우리가 세계무대에서 일찍이 각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동양인들이 모두 그랬던 것처럼「펜·홀더」의 공격형을 갖고 있었다는 강점도 있었지만 6·25 사변을 즈음해서 탁구 「붐」이 일어났었고 많은 선수들이 배출 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 후 여자탁구는 한때 「슬럼프」에 빠졌었지만 일관성 있는「코칭 스태프」의 지도,탁구에 적격인 우리의 체질로 해서 오늘의 영광을 차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탁구는 언제든지 우리가 세계무대를 석권할 수 있다는 걸 이번대회에서 실중 시켰다.
이미 현역에서 은퇴한 몸이지만 우리는 현재 여류 탁구 동호인 회 란걸 만들어 탁구의 보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도 유망한 신인들이 나오겠지만 국민이나 당국은 계속 탁구를 육성해 한번 차지한 세계 정상의 영예를 계속 지켜나가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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