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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배우가 모두나체 ,이 풍자극 돌격대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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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로마=정신규 특파원】
『「나치」병정, 바보들, 오물…』 제3제국 소속 병사 3명은 「헬메트」·군화·탄대만 차고 남성의 「심벌」을 과시하면서 조명이 잘된 무대를 통해 50여명이 모인 극장을 정복했다. 풍자극 『돌격대원들』에서의 남성 완전 나체출현은 「이탈리아」 최초의 사건으로「데·를리스」란 소극장에서 2개 월 째 절찬리에 공연을 계속하고 있다. 「네·를디스」극장은 옛 「로마」의 전통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트라스테베레」구역에 위치한 지하극장으로 마굿간 자리다.
55회의 공연은 무사히 끝마쳤는데 『무척 즐겼다』는 관람객들의 평. 그간 2건의 불편한 「에피소드」로 웃지 못할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곧 부부동반 관객 한 쌍 중 대담한 연출에 어이가 없었던 남편 측이 부인을 못 보도록 제지하면서 항의 끝에 퇴장한 일이 있었는가하면, 한번은 지나치게 올라간 「미니」차림으로 앞줄에 앉은 한 용감한 아가씨 관객이 등장 배우 중의 한 연기자를 「묘하게」 흥분시켜 폭소를 자아내게 한 사건.
신문 평도 여러 갈래다. 좌익계 일간지 「마에세·세라」는 『높은 교육적인 효과 면에서 성공한 극』이란 찬사를 아끼지 않는 반면, 권위지 「메사제로」의 연극평자는 이념상 미흡한 점이 많았다고 평했다.
『실제 「나치」군은 「코믹」한 점만 제하곤 다 갖추고 있었다.
정도에 지나치도록 날조한 장면 처리는 연극적인 구실로 보기엔 직접 전선에서 이들과 대면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현혹시키려 했다.』 공산당 기관지 「루니타」까지도 『만화지 연극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전직 변호사인 연출자 「니노·데·를리스」는 크게 만족해한다. 자평하기를 『만화와 연극 사이엔 차이점이 없음을 보여줬다.
만화가 「드라머틱」한 요소를 짙게 갖추고만 있다면』그의 유일한 우려는 길이 10m, 폭5m의 좁은 공간에서 공연되므로 누구나 극중 등장인물의 전라를 구경할 수 있어 「외설」이유로 1백만「리라」에 달하는 정부 보조비의 혜택이 취소될까 하는데 있었다고 한다.
69년에 창설, 남자 9인과 1명의 여성으로 구성된 이 「플리·그룹」에겐 입장료 외에 이 정부 보조가 큰 자원이고 여기다 단원들의 주머니를 털어 낸 비용으로 자체 운영을 한다.
「로마」공연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대담한 연극 『돌격대원들』은 「이탈리아」 전국 순회공연 계획에 있으며 「로마」공연 관람객들 중엔 소설가 「알베르트·모라비아」와 상원의원 「카레트니」여사 등 저명인사들도 끼여 있어 퍽 용기를 얻었다고 단원들은 희망을 잃지 않는다.
수년 전부터 「붐」을 일으키고 있는 실험극장, 도시 변두리에 설치한 구역극장 및 천막극장에 유명한 무대배우들이 출연하여 연극인구 저변확대에 노력하고 있어 『돌격대원들』같은 소일할 수 있는 풍자극이 더욱 성행할 것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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