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소아비만 미각교정 치료의 시작, 프레임요법

중앙일보

입력

[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

소아비만치료는 아이 스스로 이전의 살찌는 관점을 바꾸고 바뀐 관점대로 실천하려고 노력할 때 성공가능성이 높아진다. 소아비만을 규정하는 잘못된 생활습관은 매우 교묘하고 뿌리깊이 박혀있으므로 치료하고 이겨내기 위해서는 고도의 프레임요법이 필요하다. 프레임요법이란 의식이나 생각을 규정하는 바탕의 조건, 즉 환경이나 시스템을 바꿈으로써 행동과 생각을 변화시킬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치료이다. 아이에게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해라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낼수 있도록 게임규칙자체를 바꾸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즉, 생각의 변화를 주문하기에 앞서 새로운 생각이 딛고 설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소아비만 미각교정치료에서 프레임요법의 예**

1 밥량과 반찬수를 줄여 제공하기
2 가족 외식 하기 전에 메뉴 정해놓고 먹기
3 외식시 덜어놓고 먹기
4 숟가락 없애고 젓가락으로만 먹기
5 조리시 소금치지 않고 필요할때만 선택적으로 치기
6 국물 덜어서 버리고 건더기만 먹기

어머니에게 아이에게 음식을 줄여서 제공하라고 하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는다. “선생님, 충분히 퍼서 주면 아이가 먹을만큼 먹고 알아서 남기지 않겠습니까?” 미각중독에 젖어있는 대부분의 소아비만아동은 적당한 만큼 먹지 않고 제공된 만큼 먹는 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Fisher 등의 연구에 의하면 같은 크기의 접시로 권장량을 제공한 군과 2배에서 2.5배의 음식을 제공한 군을 비교한 결과 2배이상 음식이 제공된 사람들의 음식섭취량은 권장량을 제공한 군에 비해 25-60%까지 늘어났다. 에너지섭취량 역시 13-39% 증가하여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에너지 과잉을 초래하였다.

소아비만을 교정해야 할 아이들에게 적정량 이상의 음식을 제공한 다음 필요한만큼만 먹고 남길 것이라는 생각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겨놓고 안심하는 것처럼 매우 순진하고 위험한 발상이다.

<소아비만 미각교정치료의 프레임요법>

1. 아이의 식기를 작은 것으로 바꾸어라
밥그릇 사이즈가 적을수록 체중감량이 잘 되었다. 이것은 남은 욕구의 크기가 식탐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큰 그릇에 담은 음식량이 적으면 덜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작은 그릇에 가득 채워서 먹으면 충분히 먹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남은 욕구가 클수록 미각중독의 강도는 커진다. 따라서 지금 당장 아이에게 제공되던 성인용 밥그릇과 접시를 아동용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2. 함께 식사할 때 아이 식사를 따로 챙겨라.
한국에서는 그릇 하나를 두고 여럿이 식사하는 식문화가 있다. 그런데 이렇게 식사를 하게 되면 아이가 얼마나 먹는지 가늠할 수가 없다. 따라서 아이가 먹을 만큼만 그릇에 담아 챙겨 먹게 하는 것이 아이가 섭취한 음식의 양을 알 수 있어 소아비만 다이어트에 훨씬 효과적이다.

3. 외식에서는 조금 덜 먹게 하라
나는 항상 외식에서 나오는 음식은 1.5분이라고 주장한다. 제공자가 소비자들에게 좀더 많은 음식을 제공하려는 제공자의 착한 오류뿐만 아니라 풍미를 돋우기 위한 갖가지 레시피들이 과식을 조장한다. 소아비만 아동들은 80%만 먹든지, 약간 부족하게 주문해서 외식에 나온 1인분을 다 먹는 잘못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눈금이 그려진 어린이용 밥그릇은 제공되는 그릇의 크기와 어느 정도까지 먹어야 될지를 미리 정해주어 저항을 줄이고 수용도는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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