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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개선 서두르는 소련경제| 수익경영제·상여금제·농토의 개인소유인정 등 자본주의요소 일부를 도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60년대 후반부터 서방국가들의 관심을 끌어 온 소련경제의 체질개선이 작년의 농·공업부진에 자극 받아 지체화 되고 있다.
아직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이윤제 경영방식의 도입, 생산성과에 따른 상여금제 실시, 농토의 개인소유인정 등 공산주의가 그토록 싫어하던 자본주의적 제도가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72년의 소련경제는 농업생산의 부진과 이로 인한 공업생산의 정체로 어려운 지경에 빠졌으며 금년에도 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련의 경제위기는 소련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파급되고 있다.
작년에 대 흉작을 겪은 소련은 미국·「캐나다」·호주·「프랑스」등 서방국가에서 18억불에 상당하는 3천만t의 소맥·옥수수 등을 사감으로써 소맥 값이 2배로 오르는 등 세계적인 곡물가격등귀를 유발했다.
그리고 곡물가격폭등은 식육의 국제가격을 72년 중 20%나 오르게 하는 연쇄파동을 일으켰고 대량곡물수송으로 해운임까지 뛰어 오르는 현상을 빚었다.
소련의 농업생산 성장률은 ▲70년 10.3%라는 고성장에서 ▲71년은 「제로」성장 ▲72년은 「마이너스」 4.6%를 기록, 흉작의 정도를 짐작케 하고 있다.
농업부문의 부진은 공업분야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소련 중앙통계국 발표를 보면 72년 공업 총 생산성장률은 72년의 7.8%에 비해 6.5%(계획 6.9%)로 둔화되었으며 특히 농작물작황과 직접 관련 있는 경·식품공업은 평균 공업 성장률에도 훨씬 못 미쳤다.
같은 소련경제의 중증은「코시긴」수상이 작년 9월 소련경제계획결정기관인 「고스폴란」에 대해 비판한 내용에서도 엿볼 수 있다.
「코시긴」은 「고스플란」이 경제의 참모본부임에도 불구하고 작위적으로 수자를 갖고 놀았으며 중요문제해결에 원칙성을 무시하고 관료주의적 이해에 입각할 때가 많다고 지적, 「이코너미스트」의 수학적 교양을 높여야 한다고 맹렬히 비난했다.「코시긴」은 또 소련혁명 50주년 기념논문에서 초기사회주의 건설과정에서는 생산증대가 노동자증가 즉 외연적 요소에 의해 달성되었으나 근대기술이 정비됨에 따라 노동생산성 향상이 중요하다고 솔직이 고백하고있다.
왜냐하면 소련의 노동 생산성 향상율은 72년 중 ▲공업5.2% ▲건설 5.4% ▲철도수송 3.8%로 극히 낮은 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농작물흉작이 일기불순이라는 자연적 조건에도 영향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기계화농업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인위적 결함도 있었던 것이다.
비료·농약공급이 충분치 못하고 농작업의 기계화율도 경작·파종·시비·수확 등은 81∼1백%의 고도성을 보이는데 반해 일관작업에 의한 곡물조정·하역·건초압착 등은 12∼23%로 낮으며 축산기계화도 근대화가 못되고 있다.
소련은 이러한 경제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우선 금년 중 50억 「달러 내지 2백50억 「달러」를 미국「월」가에서 기채하고 미·일과 제, 「시베리아」개발을 서두르면서 대 내적으로는 공장목표달성 독려체제로부터 이윤제로 이행하고 계획목표를 기한 전에 달성한 기업에는 상금, 노동자에게는 해외여행을 시켜주는 특전을 부여하는 등 공산주의의 무상노동에서 물적 자극을 준다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농업분야에서는 집단농장에서 일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농지개인소유를 인정해줌으로써 농민의 경작의욕을 높이도록 생각하고 있다.
물론 소련경제체제가 부분적으로 자본주의방식을 모방한다 해도 공산주의 개념자체가 변하는 것은 아니나 공산주의 만능이라는 사고방식은 확실히 수정되고 있는 것이다.<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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