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엥」·「마르크」화 절상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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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서구각지=외신 종합】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국제 통화 정세는 10일부터 일본·불란서·영국·이태리·「그리스」등 각국이 각국의 외환시장 폐쇄 조치까지 몰고 오는 등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미·서독·일을 비롯한 주요 통화 국의 위기수습 협의가 시작되고 있다. 그 동안 비교적 방관상태에 있던 미국은「폴·볼커」재무차관을 선진 각국에 파견, 통화위기를 해소키 위해 미국이 적극 개입할 의사를 밝혔으며 서독·일본·불란서·영국 둥도 주 내로 회동하여 수습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각국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서독은 곧 사실상 평가절상을 의미하는 변동환율제로 이행하고 종국적으로는 71년 말과 같은 다국 간 통화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서독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는 둥 통화정세는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국제 금융계는 폐쇄된 외환시장이 재개될 때 또다시 걷잡을 수 없는「달러」투 매가 일어난다면 평가조정이 단행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본11일 로이터합동】서독과「프랑스」·영국·「이탈리아」·「벨기에」·「덴마크」·「그리스」등「유럽」주요 국들은 12일 일제히 외환시장을 폐쇄한다고 11일 발표했다.
이러한 폐쇄결정은 집중적인「달러」화 투 매로 야기된 통화위기를 수습할 시간적 여유를 갖기 위한 것으로 언제 외환 시장들이 다시 개장될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동경=박동순특파원】일본 정부는 11일 밤의 긴급 협의를 통해 10일에 이어 12일에도 동경 외환시장을 폐쇄키로 결정하는 한편 세견 대장성 고문을 구주에 특사로 파견, 국제 통화대책에 대한 다국 간 협의에 들어갔는데 현재 정세로서는 시장 재개와 함께 일단「엥」화의 변동환율제를 실시하고 뒤이어 다국 간 협의를 거쳐「엥」화를 빠르면 이번 주 안에 재 절상하게 될 가능성이 짙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8일 밤 비밀리에 방일한「볼커」미 재무차관과의 협의를 비롯, 그 동안에 있었던 일련의 관계국과의 접촉에서 「엥」화 재 절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굳혔으며 따라서「마르크」화와 연동,「엥」화에 대한 변동환율제를 실시한 다음 미·서독 측과 협의,「달러」절하와 함께「엥」·「마르크」화를 절상하는 다각적 통화조정이 단행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엥」화가 변동환율제로 옮겨가면 급격한 환율변동을 막기 위해 일본 은행의 시장개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개입 점은 현재 환율에 비해 7∼9% 절상된 수준인「달러」당 2백88「엥」선이 되리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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