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백128에 이르러 흑대마가 거꾸로 죽자 『안되겠군, 허허 그저 너무 당했어….』하며 돌을 거두는 조8단, 제7기 왕위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두분은 역시 대가다왔다. 가슴속에 엇갈리는 희비를 나타내지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복기에 열중하는 것이었다.
시종 흑이 우세하던 바둑이 단숨에 뒤집혔으니 속된 표현이지만 「호박씨까서 한입에 다 털어넣은격」이라고나 할까. 노장과 대마는 죽지않는다는데 이렇듯 허무할 수가 있단 말인가.
이로써 조8단은 제4, 5기에 이은 세 번째의 도전도 무위로 끝나 왕위「타이틀」 쟁취의 꿈은 한낱 물거품이 되고말았다. 한편 김왕위는 7기연패의 빛나는 기록을 세우게 되었는데 제1기부터의 전적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지난66년 김연·조남철·윤기현의 제1기왕위결정3자 「리그」에서 2승으로 「타이틀」을 획득한이래 제2기도전자 정창현3단(당시)에게 4승1패(이때는 7번승자였음), 제3기도전자 조재희3단(당시)에게 3승, 제4기도전자 조8단에게 3승1패, 제5기도전자 조8단에게 3승, 제6기도전자 허영하4단에게 3승1패, 제7기도전자 조8단에게 3승하여 통산전적 21승3패의 일방적인 「스코어」로 독주하고있는 것이다.
본보로써 제7기왕위전 기보게재를 모두 끝맺는다. <지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