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중계 수출, 탄력받은 한국 경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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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한국 경마 콘텐트가 해외에 수출됐다.

 ‘인디밴드’가 15일 경기도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2300m 그랑프리 대상경주에서 2분28초8로 우승하는 장면은 싱가포르 크란지 경마장과 싱가포르의 17개 장외발매소에 생중계됐다. 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는 싱가포르에서 베팅한 총액의 2%를 받는다. 1922년 한국에 경마가 도입된 이후 한국 경마의 경주 내용이 해외에 수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경주에는 2억4200만원이 베팅돼 마사회는 약 480만원의 수입을 거뒀다. 내년 4월부터는 서울경마공원의 토요일 전 경주가 싱가포르에 중계될 예정이다. 싱가포르의 경마 매출 규모를 감안하면 1년 순익이 약 22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경마에서 마사회가 22억원의 순익을 거두려면 약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 마사회는 싱가포르 수출을 발판으로 동남아에 새로운 시장 개척도 꾀하고 있다.

 2011년 9월 말산업육성법 시행 이후 ‘한국 경마의 국제화’와 ‘해외 시장 개척’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말레이시아·마카오로 경주마를 수출했으며, 지난달에는 베트남 경륜장에 한국마사회의 발권 시스템을 수출했다. 지난 7월에는 서범석 조교사가 마카오 경마장에 조교사로 진출했다. 지난달 26일에는 한국보다 한 단계 수준이 높은 일본 경마와의 한·일전에서 한국의 ‘와츠빌리지’가 우승하는 결실을 맺었다.

 최원일 마사회 홍보실장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등 한국은 주로 외국의 스포츠 콘텐트를 구입해왔다. 한국 경마 콘텐트를 싱가포르가 구매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경마의 수준이 높아지고 공정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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