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Power] 캐주얼 의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7면

고급 트래디셔널 캐주얼 부문 1위에는 제일모직의 '빈폴'이 올랐다.

빈폴은 글로벌 브랜드 '폴로'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으로 유명하다. 이 브랜드는 2000년대 초반 10여년 동안 국내 캐주얼 시장 일인자였던 폴로를 꺾었다. 연간 3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단독 의류 브랜드 중에서도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캐주얼 의류는 주 5일제의 영향으로 의류 시장에서 '나홀로 성장'을 보이는 부문이다. 생산성본부에 따르면 1998~2005년 전체 의류 시장은 연평균 3.3% 성장에 그쳤지만 캐주얼 의류는 매년 11.7%씩 성장했다. 빈폴은 이같은 캐주얼 의류 부문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89년 출범당시 주소비자 층은 20대였다. '콩줄기'라는 뜻의 브랜드명은 콩이 많이 나는 미국 보스톤 지역 대학생들의 패션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90년대 중반까지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에 들어왔다'는 광고 카피로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했다.

개별 점포에서 백화점까지 유통망도 확대했다. 90년대 후반, 소비층을 30대까지 확대하며 매출도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98~2004년엔 연평균 30.7%의 매출 성장을 거뒀다.

빈폴은 토종 브랜드 중에선 이미지 관리에 성공한 브랜드로 꼽힌다. 94년부터 지켜온 '노 세일(No Sale)' 정책도 적중했다. 빈폴은 백화점 정기 세일 기간중에도 이 정책을 고집한다. 대신 품질 관리와 사회 봉사 활동에 힘쓰며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브랜드가 자리잡으면서 여성복.골프복 시장에도 진출했다. 2001년 '빈폴 골프'와 '빈폴 레이디스', 남성복인 '빈폴 옴므'를 차례로 내놨다. 2002년에는 청바지 브랜드인 '빈폴진', 그 다음해에는 어린이 의류인 '빈폴 키즈'까지 선보였다. 빈폴은 지난해 롯데백화점 본점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 대형 액세서리 전문숍도 냈다. 빈폴 브랜드를 전 패션업종으로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NBCI 브랜드 경쟁력 분석 결과 빈폴(76점)은 2위인 폴로(75점)와 라코스떼(72점) 등 외국 브랜드를 앞섰다. 브랜드별 평가에서 품질은 빈폴, 디자인은 폴로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생산성본부 측은 "빈폴은 2위와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방심하면 안 된다"며 "브랜드 충성도를 올리는 데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주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