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옹, 공산권 3수뇌 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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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파리20일AFP합동】「프랑스」의 세계적 작가인 「앙드레·말로」옹이 지난 71년 「프랑스」의 저명한 연극연출가인 고「장·빌라드」씨와의 대담 중 밝힌 모택동과 「레온·트로츠키」·「요시프·스탈린」에 대한 개인적 인상이 최근 「프랑스」TV로 방영되었다.
고 「드골」장군 밑에서 문화상을 역임한 「말로」옹은 이 대담에서 이들 3명의 공산권 거물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모택동=1930년대의 사람들은 중국혁명을 지도할만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일이 없는 모택동을 조금도 신봉하지 않았다. 그는 중요한 인물로 꼽히지 않았다.
그가 당 중앙위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를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당시 농민혁명을 확신한 사람은 모택동 밖에 없었고 그것이 바로 모택동 사상의 본질이며 성공요인이다.
나는 모를 크게 존경하지 않는다. 중공은 「방글라데시」와 「베트남」을 위해 싸우지 않았고 「유럽」인들만이 보편적 가치를 선언, 「벵골」인과 「베트남」인을 변호했다.
▲트로츠키=「트로츠키」의 아들 하나는 자살하고 하나는 피살된 1934년 「고얀」에서 「트로츠키」는 정말 나에게 천재라는 인상을 풍겨주었다.
그는 한 손을 내 손위에 얹고 『사람이란 자기가 가질 만한 만큼의 자식들을 갖는 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적 예언자였다. 그는 「스탈린」을 지칭할 때 이름을 말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라고만 불렀다.
▲스탈린=그는 「프랑스」헌병대의 부관 같았다. 결국 그는 『왜소한 인물』이라는 평을 들었다.
그의 키가 줄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드골」장군은 10∼15㎝의 키가 줄었으나 내가 알기로는 「스탈린」은 내 키와 비슷한 1백79㎝였다.
그의 키가 준 것은 그후의 일이다. 내가 그를 보았을 때 그는 키가 크고 건강한 체격이었다. 그는 당시 「셰익스피어」의 비극적 망령과 같은 분위기는 커녕 매우 친절한 인상을 주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분명 공포의 그림자가 붙어 다녔다.
한번은 「고르키」의 저택에서 만찬이 열렸는데 시끄럽게 식사를 들던 사람들이 갑자기 조용해지더니 「스탈린」의 도착을 알리는 장화소리가 저벅저벅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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