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맛있는 김장담기-깍두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깍두기는 무우를 주재료로 하여 담그는 김치로서 그 써는 방법에 따라 깍두기·채깍두기, 또는 넣는 양념에 따라 굴깍두기·청깍두기 등으로 볼린다. 보통깍두기는 1㎝ 입방체로 썰어서 고춧가루를 벌겋게 버무려 풀들인 다음 갖은양념과 고명 등을 넣고 버무려 익혀 먹는 것인데 김장철에 담그는 깍두기는 보통때 보다는 좀 큼직하게 써는 것이 특징이다.
뜨거운 국(특히 맑은장국) 에 밥을 말아서 깍두기를 넣고 훌훌 불어 가면서 먹는 맛과 기분은 우리 민족만이 즐기는 음식이다.

<깍두기>
무우를 2㎝정도, 크기는 데글데글하게 썰어서 먼저 고춧가루로 빨갛게 버무려 물을 들인다. 그리고 파·마늘·생강을 채로 썰어 넣고 마늘과 생강을 곱게 다져 넣은 다음 다시 살짝 버무린다.
여기에 미나리와 갓을 4㎝ 길이로 썰어서 넣고 새우젓과 모자라는 간을 소금으로 맞춘 후 식성대로 설탕을 넣어 버무려서 항아리에 꼭꼭 담고 위에 우거지를 넣고 꼭 봉했다가 익혀서 먹도록 한다.
이 때에 기호에 따라 굴을 넣고 담그면 굴깍두기가 되는 것인데 굴이 들어가면 깍두기가 더욱 싱싱하고 향긋하며 맛도 사뭇 두드러진다.
또 버무릴 때의 주의할 점은 실전에 먹을 것과 설 후에 먹을 것으로 나누어 담그는데 설후 것에도 파를 넣지 않고(넣는다 해도 조금만 넣을 것) 젓국을 많이 쓰지 않는 것이다.
또 지방에 따라 서의 차이도 젓갈사용에서 새우젓, 멸치젓, 조기젓, 황새기젓 ,갈치젓, 고등어젓 등등 그 지방의 특색을 살린 것을 사용하는 것이 다르다.
경상도 지방은 멸치젓국에 깍두기 버무릴 때에 필요한 갖은 양념을 재워 양념하여 버무려서 담근다. 써는 방법에서 꺽둑꺽둑 써는 사람도 있고, 납작납작하고 큼직하게 썰어 담그는 가정도 있다. 그러니까 깍두기는 기본적인 방법은 어디서나 똑 같으나 젓갈 사용이나 써는 방법 등에 따라 그 지방의 풍습과 취미 또는 가정적인 특색을 이를 뿐이다.

<채깍두기>
무우를 채로 썰어 담근 깍두기다. 네모꼴 깍두기에 비해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식탁에서 새로운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무우를 채썰어 고춧가루로 뻘겋게 버무리고 파·마늘·생강 등 양념과 갓미나리 쪽파 등 고명 재료를 넣고 역시 굴을 넣어 싱싱하고 맛있게 버무려 익혀 먹으면 좋은데 젓갈은 기호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보통은 새우젓에 버무리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굴깍두기>
이것은 노인들을 위해서 담그면 좋다. 너무 많이 담그는 것은 안 좋고 조금만 담아 깻맛으로 마련하는 것이 좋다.
무우를 깍두기 감으로 썰어서 찜통에 보자기를 깔고 쩌낸 다음 깍두기 버무리듯 갖은 양념과 굴을 넣고 버무려 항아리에 봉해 담고 위에 우거지를 처서 두었다가 익혀 먹으면 치아가 좋지 못한 노인들에게 깍두기가 된다.

<청깍두기>
우리가 보통 총각김치라고 하는 것이다. 무우청이 달린 채 작은 알타리무우로 담그는 깍두기인데 누구나 즐겨먹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가정에서나 조금씩은 다 담그게 된다.
무우청이 달린 조그마한 알타리무우를 깨끗이 다듬어 배추 절인 간국에 절었다가 깨끗이 씻어 물기를 걷고 고춧가루도 빨갛게 물들인 다음 파·마늘·생강·양념·미나리·갓·쪽파 등 양념을 넣고 새우젓 또는 기호에 따라서 멸치젓 등 젓갈로 간을 맞추어 버무린다.
최근에는 겨울에도 야채가 싱싱하게 나드는 시대가 되었으므로 야채는 역시 그때그때 싱싱한 것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배추김치보다 더 무르기 쉬운 깍두기는 너무 많이 담가서 나중에 퍼버리는 낭비가 없도록 하는 것이 좋은 것이다. 【마찬숙(요리연구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