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 방지와 「머스키」법의 교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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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서울의 대기 오염은 세계에서 가장 심하다고 한다. 이 극심한 대기 오염의 주원인은 연탄「개스」와 자동차 배기 「개스」라고 하겠다. 우리 나라는 이러한 대기 오염도에도 아랑곳없이 연탄 「개스」와 자동차 배기 「개스」의 정화 장치에는 소극적이다. 이에 비하면 대기 오염을 예방하기 위하여 낙엽조차 태우지 못하게 하고, 자동차 매연 규제에 전례 없이 엄중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미국의 예는 우리로서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미국 상원은 70년 말에 「머스키」의원 등이 중심이 되어 대기 정화법 개정안을 작성하고 의회를 통과시켰는데 이것을 『「머스키」법』이라 부른다. 「머스키」법은 자동차 배기「개스」중의 일산화탄소와 탄화수소를 75년에 가서 70년 기준의 약 10분의 1로, 질소산화물은 76년에 가서 7l년의 약 10분의 l로 줄일 것을 규정하고 있다. 연탄을 쓰지 않는 미국에 있어 대기 오염의 주범은 뭐니 뭐니해도 자동차 배기 「개스」 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배기 「개스」에는 일산화탄소와 탄화수소 등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질소산화물도 상당량 포함되어 있어 인체에 해독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이 점에서 「머스키」법은 미국 국민을 대기 오염에서 구제하기 위한 좋은 입법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이 「머스키」 법의 규제 내용의 달성은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기에 이제 자동차 「메이커」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저공해 차를 생산하는데 혈안이 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도 이러한 기준에 맞는 「엔진」이며 배기 「개스」 정화 장치의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멀지않아 저공해 「엔진」이 발명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한다. 이제 배기 「개스」 기준에 맞추기 위한 자동차 업계의 개발 경쟁은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어, 장래가 촉망된다고 하겠다. 국제 환경 회담에 참석한 일부 저개발 국가에서는 오히려 우리도 공해에 시달려 봤으면 했다고 한다. 종래 사람들은 흔히 공해도와 복지도가 정비례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것은 큰 잘못이라고 하겠다. 선진 공업 국가들이 개발 당시에 공해 제거에 힘썼더라면 오늘날과 같은 고도 공해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생산 「코스트」의 상승 등을 이유로 들어 공해 대책에 소홀했기 때문에 기존 공장의 공해 제거를 하지 못하고 공장은 이전하거나 공장을 폐품으로 처리해야만 하는 난경에 함입 되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이들 공해 공장의 「스크랩」을 「플랜트」 수출이라는 명목으로 후진 국가에 팔아먹고 있는데 후진 국가들은 이것조차 감지덕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임해 공업 단지에 외국에 있는 공해 공장들을 유치하려고 하고 있는데 이 경우에도 우리의 실정에 적합한 공해 규제를 먼저 서둘러야만 하겠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공해는 우심한 바 있기에 정부는 자동차 배기 「개스」에 의한 대기 오염을 막기 위하여 「머스키」 법과 같은 기준을 세워야 할 것이며 연탄 등의 제독 장치도 조속히 연구를 완성하여야만 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심한 서울의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하여서는 우리도 미국과 같은 자동차 배기 「개스」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이요, 자동차 공장의 수입에 있어서도 공해차나 결함차를 수입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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