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심리학교수 「엘카인드」·「햄셔」의 논문|『우울증의 해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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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일찌기 「히포크라테스」에 의해 「멜탕콜리아」라고 명명되었으며 「프로이트」로 내려와서는 『두려움과 비애를 수반하는 마음의 고통』이라고 서술된 감정상태가 인간에게는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들 모두에게 있어서 이와 같은 서술이상의 참담한 이 감정상태는 분명 불청의 침입자이지만 그러나 결코 낮선 이방인은 아니다. 우울증환자와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사태 등이 날로 증가되고 있는 요즘 미국 로치스터대학 정신심리학교수 「데이비드·엘카인드」박사와 템플대학 심리학교수 「허버트·햄셔」박사가 공동 집필한 논문 『우울증의 해부』는 주목을 끌고 있다. 이 논문의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가장 평범한 사람으로부터 가장 뛰어난 사람에 이르기까지 이 감정상태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한번 이 기분에 빠져들면 그의 스태프들이나 가족들에게까지 큰 영향이 미쳤던 미국 「링컨」대통령의 잘 알려진 의기소침이나 영국 「처칠」수상의 허무와 좌절을 불러일으킨 이른바 『검은 개 』로 불리는 우울증 등 역사상으로도 얼마든지 그 예를 찾을 수 있다.
누구나 갖는 매일 매일의 스트레스로 인한 언짢은 감정과 마찬가지로 우울증은 모든 사람에게 『경험』되고 있으며 오늘에 와서는 그 빈도가 날로 높아져 미국의 경우 8백만 명이 의사의 치료를 받아야할 정도로 심한 우울증을 갖고 있으며 또 25만 명이 입원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지경에 있다.
이 심각한 상태는 곧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사태를 몰고 오는데 미국의 경우 자살은 사망원인의 11번째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우울증과 그 내부작용으로 인한 절망감에 대해서 아직까지도 의사들은 확실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세기의사들의 수준에서 뚜렷하게 진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세기초까지 우울증은 무관심이나 정신의 나태, 육체적인 경망에서 비롯된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왔다. 우울증에 대해 최초로 현대적 서술을 한사람은 1917년 『아침과 우울증』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프로이트」다.
결국 우울증이란 평상시 (아니면 일정기간) 집착하고 있었던 특정인물, 대상, 신념 또는 가치의 상실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는 것이 이제까지의 의견을 종합한 가장 현대적인 해석이다.
우울증에는 물론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절망감으로 유도되는 우울증은 어린아이들에게는 잘 일어나지 않고 어른들에게만 일어난다. 그러나 어린아이들 중에도 모성애의 결핍 속에서 자라고 있는 경우 이 같은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쉽게 우울증에 걸린다는 것이 이 방면 의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남성은 일단 우울증에 걸려도 여자에 비해 내색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자살과 같은 극단적 행위로 발전하는 일은 남자에서 더 많다. 우울증의 심도는 3가지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단계는 단순히 『기분이 나쁘다』는 정도로 미래에 대해 염세적이 되는 징조를 보인다.
다음 두 번째 단계는 우울이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자기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을 비난함으로써 정화하려 애쓴다. 마지막 단계는 일반적으로 자살을 불러일으키는 위험한 단계로 모든 일에서 후퇴하려한다.
위험의 징조가 보이는 제2단계에서부터 치료가 필요한데 요사이 와서는 충격요법 또는 전기요법이 효력을 나타내고있다. 그러나 왜 이 방법이 성공의 원인이 되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20세기가 자랑하는 과학의 힘이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인간의 마음』은 역시 그 마음속에서 생겨나는 병인 우울증을 치료할 방법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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