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군인 너무 겁먹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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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라크 군인들이 쿠웨이트에 배치된 영국군의 사격훈련에 놀라 전쟁이 시작된 것으로 착각, 국경을 넘어 항복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고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 선데이 미러가 영국군 소식통을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미러지에 따르면 지난 3일 이라크 국경에 배치된 영국의 제16공수여단 소속 부대원들이 통상 훈련의 일환으로 박격포.대포 등 중화기 작동시험을 벌이는 도중 얼룩덜룩한 군복 차림을 한 10여명의 이라크군이 백기를 흔들며 투항해 왔다는 것이다.

신문은 "놀란 영국 공수부대원들이 이들에게 '당신들을 겨냥해 사격한 것이 아니다. 항복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 이라크로 돌아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쿠웨이트 주둔 영국 육군 관계자는 "전선에 있던 영국군은 훈련 도중이어서 그들이 나타나자 자신들의 눈을 의심했을 것"이라며 "영국군은 전투에 단련된 거친 공수부대원들이었지만 이라크군의 처지가 너무 불쌍해 그대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국 국방부는 이 소동의 발생 사실을 부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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