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관객 감정이 상할 수도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5면

'본 작품의 일부 장면들은 아이들이 관람하기에 부적합하거나 일부 관객들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21~22일 이틀간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연극 '창세기'의 공연 정보에는 다음과 같은 주의문이 올라와 있다. 극이 얼마나 파격적이면, 또는 얼마나 엽기적이면 관객들에게 미리 이런 언질을 줄까.

이 한줄의 문구에서 엿볼 수 있듯 '창세기'는 관객의 감정에 직격탄을 날리는, 충격적이고도 과감한 연극으로 평가된다.

현재 유럽 연극계에서 주목받는 연출가 로메오 카스텔루치가 처음으로 내한해 선보이는 작품이다. 그의 연극은 일단 무대에 올리면 관객의 머리를 거치지 않고 감정을 직접 공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창세기'는 인류 창조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무시무시한 파괴가 자리한다고 일갈한다. 연극은 19세기 후반 퀴리부인의 실험실에서부터 20세기 아우슈비츠 수용소, 그리고 저주의 땅인 카인의 영역까지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시작에 대한 공포, 창조와 파괴 사이의 긴장, 깨지기 쉬운 아름다움 등을 이야기한다. 휴식(2회)을 포함해 장장 세시간 동안 3막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 작품은 무언극이다. 따라서 정상인과는 다른 모습을 지닌 인물, 로봇을 비롯한 가지각색의 기계장치, 충격적인 조명과 사운드를 통해 메시지를 읽어야 한다.

이 와중에 관객은 미리 공고한 주의문처럼 감정을 상할 수도 있고 공포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수도 있다. 21일 오후 7시 30분, 22일 오후 4시, 02-2005-0114.

박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