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숙원이었던 국립중앙박물관이 8월25일 개관을 보았다. 여기에는 선사시대의 고고학적 유물인 금속기와 석기 등을 비롯하여 신라시대의 금관·금띠·금 귀걸이, 그리고 72년에 발견되어 동양의 3대 발견이라고 말할 수 있는 백제 무령왕릉의 부장품 등과 고려청자·이조백자·불상조각·이조회화 등 그전에는 박물관이 좁아서 미처 창고 속에서 꺼내지 못한 것과 개인이 갖고있는 국보급 미술품이 전시되고 있다.
이들 고 미술품들은 우리 나라의 빛나는 역사를 증명하여 주는 조형 예술일뿐더러 널리 동양과 세계 문화의 산 자료인 것이다. 여기에 전시되어 있는 도자기나 금속공예를 보기 위하여 외국의 학자들이 한국에 와서 새삼 그 우수한 예술적 가치에 놀란다.
그런데 우리들은 그 아름답고 보배로운 미술품을 바로 옆에다 두고도 보지도 않고 사랑하지도 않는다. 흔히 미술이 발달된 나라를 보면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시설이 발달되어 모든 국민이 늘 그곳에 가서 그 미술품을 감상하는 것을 생활의 멋으로 삼고 있고 아름다운 것을 보고 느끼는 눈을 기르고 그것을 통하여 인격을 완성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미술을 철이 나서 직접노력으로 보지만 「프랑스」의 선진국의 사람들은 어렸을 때 가족과 같이 구경간 「루브르」박물관이나 대영 박물관, 또는 「메트러폴리턴」미술관 같은데서 마음으로 보는 습관을 길렀다. 철이 나기 전에 아버지 어머니의 설명을 들으면서 본 그 미술품에 대한 지식은 일생을 두고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고 그 추억을 자라서 미술감상의 능력이 되는 것이다.
아버지 어머니와 같이 보던 그 신라의 금관을 책에서 배웠을 때 그의 지식은 확고한 것이 된다. 그렇게 미술은 보는 중에 알게 돼야지 우리들처럼 알기 위하여 보면 잘못 보는 수가 많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있는 경복궁은 아름다운 정원이다. 그곳에는 옛 건물과 전국에서 모아온 석탑·석비 등 보배로운 것들이 많다. 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 끼여있는 사람의 솜씨를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여기에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있어 9월에는 전국대학 미술전람회가 개최되고 10월에는 제21회 국전이 베풀어질 것이다.
또 덕수궁에서는 요사이 「프랑스」의 유명한 19세기 화가 「밀레」의 원작과 농민화가들의 작품들이 「프랑스」정부의 호의로 전시되고 있다. 말로만 듣던 「밀레」의 『양치는 소녀』의 그림을 직접 보는 감격도 두고두고 남을 추억이 될 것이다. 일기도 상쾌한 가을로 접어들었다. 아버지나 어머니들은 그의 자녀들과 이 경복궁과 덕수궁의 나들이를 서둘러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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