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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비상에 쫓긴 휴일-재무당국·업계·상가의 표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8·3긴급명령으로 동결됐던 당좌거래가 트인 7일 모든 은행은 한꺼번에 밀어닥친 지급요청에 대비, 비상근무태세에 들어갔고, 서울 어음교환소는 아침부터 어음을 바꾸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재무부·국세청·은행은 6일 「바캉스」철의 휴일도 되물리고 온종일 계속 되는 문의전화와 신고로 평상시처럼 근무했다. 기업체·경제단체는 선후 책을 마련하기 바빴고, 시장은 소액사채의 해제 등 당국의 조처를 관망하는 가운데 거래가 한산했다.

<업계-d회사사채는 8억당>
D맥주·C음료·D제약 등 대기업의 사채규모가 밝혀지고 있다.
D회사는 8억, H건설이5∼6억, S양회 8억, H유리 3억, D제약 2억원이라는 것. 이들의 이자율은 2%에서 2·8%로 평균 2·5%선이다.
이 돈줄은 대개 소공동 명동을 중심 한 전문적인 사채업자들의 돈을 비롯, 사학재단·원호단체의 기금, 종교재단, 곗돈, 전직공무원의 퇴직금, 재해보상금 등 다채롭다. 그러나 이 채무 중에는 쓰고 싶지 않은데도 억지로 쓴 것도 많다는 것.
D맥주·S양회의 경우는 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한 지난봄부터 일부 고액사채채권자에게 원금을 찾아갈 것을 권했으나 채권자들이 불응해 왔으며 8·3조치로 묶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경제단체-중소기업 가장부산>
경제단체중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곳이 중소기업 협동조합 중앙회. 일요일인 6일 상오 9시께부터 대부분의 간부·직원들이 모두 출근, 산하기업인과의 업무연락 및 오는16일까지 보고키로 된 8·3조치여파조사 등으로 부산했다.
특히 사채의존도가 높았던 중소기업 계가 이번 조치로 채무중압에서 벗어나게 될지는 몰라도 7일부터의 자금은 당장 급하다고 했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 연합회는 「8·3긴급명령중합대책위」의 기초작업에 부산했다.

<재무부-사후대책 여념 없어>
전국의 은행과 국세청에서 들어오는 신고 상황에 신경을 곤두세워 평상대로 남덕우 장관을 비롯, 전직원이 일찍부터 나와 사후대책에 여념이 없었다.
남 장관은 출근하자 신문을 일일이 읽고 「체크」하며 수시로 재계·상가 등의 동점을 보고 받았다.
하오엔 최각규 재정차관보가 이재국장·이재과장 등을 대동, 시중은행을 순방했다.
이날 재무부에 있던 사채신고「센터」는 광화문의 국세상담소로 옮겼는데도 3대의 전화는 계속 울렸고 줄을 잇는 문의자들의 복잡한 사연에 담당 직원들은 사채의 뿌리깊음에 새삼 놀라기도 했다.

<국세청-3일부터 비상근무>
3일 새벽부터 「비상」에 들어가 있는 국세청은 아직 비상근무 중. 국세청 대책본부에는 이철성 직세국장의 지휘로 10여직원들이 6개 지방국세청에서 들어오는 사채액을 집계해내고 있다.

<은행-콜라와 빵으로 밤참>
사채수단 신고 마감날인 5일 각 은행은 모두 비상 철야근무. 대부분의 은행은 경비절감으로 철야 직원들에게 「콜라」와 빵으로 밤참을 때며 강행군했다.
각 은행은 5일 하룻동안 고작50여건의 사채신고를 받았으나 문의 전화는 잇달았고 외국인의 거래가 많은 J은행 S지점의 경우는 한국인 고용인 명의로 늘어놓은 사채 때문에 「오퍼」상들이 연신 들락거렸다.

<시장·상가-거래 거의 없는 형편>
6일의 상가는 비 때문인지 한산한 상태. 정부가 소액사채에 대해 동결해제를 해줄는지 또 그 소액은 얼마까지가 될지에 신경을 모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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