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운 박사<미「귀니드」대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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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선운 박사(44·미「귀니드」대 교수·종교철학)가 지난1일 14년만에 고국에 돌아왔다.
「필라델피아」시 한인교회 목사이기도한 그는 71년 템플대에서 『야콥·뵈메의 신 이해에 있어서의 형성요소』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었다.
『고국을 떠나 14년이나 되고 그동안 발전된 고국의 모습을 보고, 또 감각으로 고국을 느끼고 싶어서 왔다』고 했다.
그의 학위논문은 양콥·뵈메의 철학체계를 전체적으로 정리해서 하나의 일관된 사상으로 묶은 연구로서 구미학계의 평가를 받은 역자.
그의 연구는 『뵈메 자신도 체계화시키지 못한 자기의 사상을 완전히 정리한 세계적인 해설』이라고 에르네스트·벤츠교수(독·마르브르크대)가 지적할 정도의 수준이다.
뵈메는 16세기말에서 17세기초에 걸쳐 살았던 독일의 신비주의 철학자이지만 그의 진가에 대해서는 실제로 잘 인식되지 못한 인물이다.
「신의 존재」문제에 관련된 연구 과정에서 김 박사는 베르자예프에 심취했었으나 그의 사상의 원천이 뵈메라는 사실을 발견하곤 뵈메연구로 바꿨다는 것.
뵈메의 영양을 받아 그 사상의 일부를 채용해 철학계의 거성이 된 사람 가운데는 칸트, 헤겔, 키에르케고르, 쇼펜하우에르, 셀링 등이 있다.
이런 여러 철학자들을 알면서 그 원류인 뵈메의 사상을 알지 못하는 것은 세계학계의 무지라는 설명이다.
뵈메연구의 세계적 학자는 벤츠 외에 미국의 하워드·브린튼(전 하버드대 교수), 존·조셉·스타우트(쿠스타운주대 교수)등이 있으나 이들의 연구는 뵈메의 전 체계에 비하면 극히 적은 일부에 국한된 것이라고 김 박사는 주장한다.
앞으로의 연구는 뵈메의 사상이 세계철학에 미친 영향이 될 것이라고 한 그는 주임교수조차도 「우주에서의 방황」이 되지 않도록 만류했던 뵈메연구로 학위를 얻은 자신에 의욕이 충만해 있다.
그는 3주 동안 고국에 머무르면서 철학·종교학계 인사들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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