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화한 과학기술 용어 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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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김윤기)에서는 과학기술용어의 제정·보급·정화(6월20일 국무회의 의결)라는 중대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과학기술용어 제정 심의위원회 구성 등 준비에 바쁘다. 해방 된지 27년이 되건만 아직도 과학기술용어로서 일어나 영어를 그대로 쓰거나 두세 가지로 번역된 용어를 쓰는 등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상태이다.
그동안 문교부가 과학기술용어집 40편을 펴낸 것을 비롯해서 여러 부처가 적어도 자기네 분야에선 과학기술용어를 제정하려고 노력은 해왔다. 그러나 전 과학기술용어를 한 기구에서 전체적으로 통일성 있게 정비하려는 일은 워낙 방대한 사업이라 어디서도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 연초에 김종필 총리가 과학기술용어 정비를 지시하게 되면서 비로소 과학기술처에서 그 사업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던 것.
그에 따라 한국과학기술단체연합회에서는 소속 1백19개 학회를 활용, 70개 분야에 걸쳐 3개년 계획으로 48만1용어를 정비·제정·보완하되 그 실시보급은 해당 부처에서 맡아하기로 했다. 우선 제1차 연도인 72년엔 4백60만원의 예산으로 효소·물리학 등 7개 분야의 약5만 단어를, 73년엔 약2천 만원으로 공학(약10만5천어), 의학(약14만어), 한의학(약1만8천어) 의약 26만3천어를, 74년에도 약2천 만원으로 농학 등 24개 분야의 약16만8천어를 정비·보만·제정할 것이라고 한다.
과학기술처에서는 이와는 별도로 72년 중에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기술용어 5천어를 선정, 생활기술용어집(예산 3백50만원)도 펴내게 된다. 그러나 과학기술용어제정심의위원회의 구성에 있어서 과학기술자 이외에 언어학자·국어학자 등 관계전문가를 어느 정도나 참여시키느냐, 그리고 과연 예정대로 3년 동안에 약50만 단어를 정비할 수 있겠느냐 등등 여러 가지 난제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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