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백 의장이「화해식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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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옛날에는 자기 손으로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을 양반이라고 했는데 부지런한 사람을 양반이라고 했더라면 우리 나라 농촌은 벌써 부자가 됐을 것이다.』
지난 주말에 영·호남지방을 시찰한 박정희 대통령은 호남평야와 김해평야를 가로지르는 도로공사를 「헬리콥터」에서 내려다보면서『지금 같은 수준으로 새마을운동이 진척되면 늦어도 3년 이내에 우리 농촌에는 초가집이 없어질 것』이라고.
해운대에서 일박한 후 18일 상오 오랜만에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를 따라 경주까지 온 박대통령은 그곳 관광「호텔」에서 「경주관광종합계획」추진현황을 보고 받고 설계도에 일일이 줄을 그어 가면서 자상한 지시를 했으며 불국사 복원공사장을 둘러보면서 『문헌에 있는 대로 복원한 것이냐』고 묻기도.
국회문제로 의견이 엇갈려 서먹서먹해진 백두진 국회의장과 백남억 공화당의장은 17일 하오 화해 「골프」를 치려던 것이 연락「미스」로 「골프」는 유산되고 화해 식사만 같이 했다.
백 당의장이 주최한 이날 모임은 국회의장단과 당 간부간의 부화를 씻고 자유중국 최고 훈장을 받은 백 국회의장의 영예를 축하하기 위한 것.
원래 「골프」장을 「뉴 코리아」로 정했으나 백 국회의장이 서울「컨트리」로 잘못 알고 나가는 통에 「골프」에는 참석치 못하고 C원에서 다시 만나 저녁만 같이 했다고.
이 모임엔 두 백의장외에 당에서 길전식 사무총장·현오봉 원내총무와 국회 쪽에서 정해영 부의장·문태준 운영위원장·선우종원 사무총장 등이 참석.
한편 김종필 총리도 두 백의장의 화해에다 국회개회를 앞둔 국회·정부·여당간의 협조도 겸해 19일 저녁 7시 인천 「올림포스·호텔」로 두 백 의장을 초대, 셋이서 저녁식사를 같이하기도 했다.
김 총리는 지난주 몸살감기로 삼청동 공관에서 요양해 왔는데 일요일인 18일엔 건강이 회복돼 양탁식 서울시장과 함께 잠실리와 망우리 등 서울 동부지역 개발상황도 둘러봤고 19일 아침엔 일찍 중앙청에 출근, 정상집무를 시작했다.
총무회담을 20일에 열기로 합의를 해놓고도 여야는 회담장소를 갖고 신경전을 하고있다.
지난번 총무회담 때는 야당 주장대로 국회운영위원장실로 옮기는데 찬성했던 공화당이 이번에는 『종래 관례대로 의장실에서 백두진 의장 주재아래 총무회담을 하도록 하자』고 했지만 신민당 쪽은 『의장이 국회를 잘못 운영한데 대한 사과를 하면 몰라도 의장 사회하의 총무회담은 할 수 없다』는 것.
현오봉 공화당 총무는 『한번쯤 의장을 기피했으면 됐지 고집이 너무하다』면서 『회담이 늦어져도 우리 책임은 아니다』라고 튕겼고 김재광 신민당 총무는 『공화당이 국회를 열 생각이 없으니까 회담장소로 새삼스런 떼를 쓸것이 아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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