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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 때 이지스함 3척? … 해군 "당시 1척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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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시국미사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박창신 원로신부는 25일 자신을 종북(從北)이라고 비판하는 데 대해 반박했다. 박 신부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한과 교류하고 더 발전시킬 수 있었는데 정권이 바뀌니까 바로 종북몰이로 가기 위해 북한을 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22일의 발언에 대해선 “북방한계선(NLL)은 초긴장이 맴도는 장소인데 거기서 (한·미 군사)훈련을 하면 어떻게 되겠느냐. 전쟁이 나든지, 국지전이 나든지 그럴 수밖에 없는데 그걸 우리 정부가 왜 유도했느냐 하는 그런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화살을 청와대로 돌렸다. 그는 “북한을 찬양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나는 대한민국을 잘살게 하기 위해 병신 된 사람이다. 청와대 주변엔 군대 안 갔다 온 사람 많고, 천안함 사건 때도 국방부 차관 빼고 다 군대 안 갔다 온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박 신부는 “연평도 주민들과 희생된 군인과 유가족들을 애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사과는 내가 할 게 아니라 (사태를) 유도시킨 국가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박 신부의 발언 중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박 신부는 22일 미사에서 천안함 사건을 거론하며 “이지스함에 1000개의 눈을 가지고 있는 게 세 대나 있다는데 엄청난 그 눈을 가지고 훈련을 하고 있는데, 북한 함정이 와서 어뢰를 쏘고 갔다? 이해가 갑니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군은 “천안함이 폭침당한 2010년 3월 해군이 운용 중이던 이지스함은 세 척이 아니라 세종대왕함 한 척이었으며 세종대왕함은 당시 서해에 있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나머지 2척의 이지스함 중 율곡이이함은 2010년 3월 당시 건조 중이었고 서애유성룡함은 2011년에야 해군에 인도됐다는 설명이다. 박 신부의 발언이 사실무근임이 드러난 대목이다.

 “‘NLL은 북한과 무관하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1991년 남북이 합의한 기본합의서엔 ‘남과 북의 불가침 경계선과 구역은 1953년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에 규정된 군사분계선과 지금까지 쌍방이 관할해 온 구역으로 한다’고 돼 있다. 북한도 사실상 해상의 경계선으로 NLL을 인정해 온 것이다. 그러다 북한은 1999년 ‘조선 서해해상 군사분계선을 선포함에 대하여’라는 성명을 내면서 일방적으로 NLL 무력화를 공식화했다. 따라서 정치적 목적을 위해 NLL을 부인하는 전략을 써온 북한의 주장을 박 신부가 여과 없이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신부는 “부정선거 백서가 있다. 컴퓨터로 개표를 부정선거한 거다. 익산을 예로 들면 선거구가 86인데 중앙선관위에 72가 올라왔다. 그런데 컴퓨터에는 맞게 돼 있다”고 컴퓨터 개표 조작도 주장했다. 하지만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익산의 투표구가 86개인데 이와 관련된 주장이 아닌가 싶다”며 “주장이 무엇이건 컴퓨터를 통한 개표 부정은 발생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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