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문화도 전자시대로|브뤼셀 국제신문 발행인 연맹 총회 토론 요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브뤼셀=박중희·장덕상 특파원】15일부터 「브뤼셀」「콩그레」궁에서 열린 국제신문 발행인 연맹 (FIEJ) 25차 총회 기술 연구 개발 분과 위원회에서는 미국의 「매서추세츠」공과 대학 (MIT)을 비롯한 세계 여러 저명한 연구 기관에 위촉, 그 동안 연구한 신문 제작 기술의 혁신에 관한 결과를 놓고 토의를 전개했다.
다음은 이 토론의 요지이다.
세계는 지금 인쇄 문화에 있어서도 「전자 혁명」시대에 들어서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혁명은 이른바 「탈 활자」시대에 이르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우리의 이조 활자나 서양의 「구텐베르크」 활자 발명이래 반세기의 인류 문화의 초석을 이루는 활판 인쇄술이 전자 인쇄술에 의해 대치되기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앞으로 몇년 안가서 신문사나 일반 인쇄 공장 등에서 활자가 자취를 감추게 되는데 이것은 이제까지의 모든 인쇄 과정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소위 전자식 고속 사식기에 의해 거의 자동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컴퓨터」화가 갖는 의의는 지대하다. 인쇄 속도만 하더라도 활자를 일일이 사람 손으로 고르던 시대에는 숙련공이라도 빨라야 1분에 고작 30자 정도였다. 그러나 전자식 사식기로는 1분간에 1만 자를 넘는다.
뿐만 아니라 「컴퓨터」의 정보 측정 능력에 의해 신문 기사의 편집 과정도 다양화·고속화된다. 활자를 쓰지 않고 소위 「콜드·타이프」또는 「컴퓨터」를 쓴다고 해서 CTS라 불리는 방식은 이미 선진 몇 나라들에서 실험 또는 실용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컴퓨터」와 아울러 개량된 「팩시밀리」의 사용은 신문 제작과 판매 과정에서도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이상과 같은 것은 이번 발행인 협회 총회에서 토의된 기술 혁신 안의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국제 신문 발행인들이 이와 같은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새로운 방법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텔리비젼」이나 「라디오」같은 뇌파를 통한 「매스컴」 수단에서 오는 도전을 극복하는 방도로서 심문 제작의 「컴퓨터」화나 전자화가 불가피한 과제가 되어 온 때문이다.
사실, 「플라스틱」판에 의한 소형 신문 인쇄, 진공판을 활용한, 식자기와 화면 전송 장치,「컴퓨터」장치, 유선 TV, 「팩시밀리」『가정 전송 신문』등등 만해도 초 20세기적인 것이라 할 것이다.
전파 매체 시대는 신문에도 드디어 찾아오고 있다. 이는 전파 매체와 인쇄 매체가 상호 대립적인 관계에 있다기보다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서게 되었음을 가리키는 것이다.
또 이와 같은 눈부신 기술 혁신은 비단 신문계 뿐만 아니라 서적 출판을 비롯한 모든 인쇄 문화와 일반 문화 발전에도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오리라는 것이 이번 총회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의 일치된 견해였다.

<언론의 윤리·자유 자율 수호|fiej엔 한국 비롯 26국가 가입>
지금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 제25차 총회를 개최중인 국제신문 발행인 연맹 ( FIEJ)에는 전세계의 모든 중요 신문 발행인들이 가입해있다.
이 연맹에는 한국을 비롯한 다른 모든 서방 국가를 포함-현재 26개 국가의 신문 발행인 들의 기구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이 연맹이 전세계 신문 용지 소비량의 80% 이상을 사용하고 있는 전 일간 신문의 약 70% 를 대표하고 있음을 뜻한다.
이 기구는 「프랑스」와 화란의 신문 발행인들의 제창으로 1948년 「파리」에서 창설되었다. 이 연맹의 목적은 일반적으로 언론의 윤리와 자유의 자율적 수호에 있다.
기본 강령은 「유네스코」 헌장의 정신과 신문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기본 조건의 하나인 개인의 자율적 책임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 연맹은 이번 연차 총회 중 신문의 자재 공급, 용지대, 전송 시설 사용비 등 신문 제작의 물질적 측면과 언론의 자유, 신문인의 윤리 등 윤리적 측면, 신문 경영, 독자 개발 등 경영 행정적 측면 및 신문 내용의 개혁, 언론과 편집 간부간의 관계 등 편집의 측면 등이 다각적으로 연구 토의 되었다.
이 연맹은 비정부 기구로서 「유네스코」와 「유엔」 경제 사회 이사회의 자문역도 맡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