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아이 제인' 통과한 여군 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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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미국 해병대 사상 처음으로 보병교육을 이수한 여성들. 사진은 할리 브래드퍼드(가운데)가 지난 9일 온라인 사진 공유 서비스인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이다. [사진 마린코프스 타임스]

“그리고 결국 4명이 남았다.”

 미국 해병대 소속 할리 브래드퍼드 이병이 지난 9일 자신의 사진 공유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에 올린 사진 제목이다. 흑백으로 처리된 사진 속엔 20대로 보이는 여성 4명이 활짝 웃고 있다. 그저 평범한 ‘셀카’로 보이지만 이들은 이날 미 해병대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여성으로는 처음 보병훈련과정(ITB)의 전투행군 능력 테스트를 통과한 것이다.

 현실에서도 영화 ‘지.아이.제인’의 조던 오닐 중위(데미 무어)처럼 전투 현장을 누비는 여성 특수부대원이 등장할 날이 머잖은 것으로 보인다. 미 해병대 사령부는 보병훈련과정에 지원한 여성 훈련생 15명 중 3명이 모든 테스트를 통과, 21일 수료증을 받는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4명 중 브래드퍼드는 막판에 다리를 다쳐 최종 체력 테스트를 받지 못했다. 해병대 측은 “브래드퍼드는 다음 달 20일 차기 훈련생들과 함께 수료증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병대는 과정을 통과한 나머지 여성 3명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59일간 이어지는 보병훈련과정은 해병대의 여러 훈련 중 가장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40㎏이 넘는 군장을 메고 20㎞를 걷는 전투행군 능력 테스트에서 수많은 낙오자가 발생한다. 여성 해병 4인방과 함께 과정을 이수한 남성 훈련생 246명 중에서도 상당수가 여기서 탈락했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과했다고 무조건 전투보병 병과를 받는 것은 아니다. 해군 전문 매체 마린코프스 타임스는 “훈련을 통과한 여군들이 전투보병부대에 배치될 것 같지는 않다”고 보도했다. 당초 이들이 전투병 주특기를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린 크레브스 해병대 대변인은 “이번 보병훈련과정은 여군들의 전투 수행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테스트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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