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피로 그 원인·증상·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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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최근 안과의사를 찾는 환자 중 눈이 쉽게 피로해져 충혈이 잘된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있어 문제가 되고있다.
이들 가운데는 특히 도시생활을 하는 「샐러리맨」들이 대부분이어서 안과의사들은 이러한 현상이 도시의 대기오염 때문이 아닌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눈의 피로, 즉 안정피로는 병명이 아니고 하나의 증상에 불과하지만 안과의사들은 만성적인 안정피로를 일종의 병적 상태로 규정한다.
왜냐하면 눈의 피로는 곧 뇌의 피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눈은 뇌의 창구』라고 불릴 만큼 눈과 뇌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
지나치게 신경을 쓴다든지 눈을 혹사해서 눈이 피로로 충혈 되는 것은 당연한 생리현상이다. 이러한 안정피로에는 충분한 수면이 특효약이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충분한 수면으로도 가시지 않는 눈의 피로다.
최근 안과의사를 찾는 환자 중 이와 같은 만성적인 안정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요즈음 만성적인 눈의 피로와 충혈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이 사무직에 종사하는 여성과 「샐러리맨」들로 오후가 되면 눈의 충혈이 더욱 심해지며 아침에 일어나도 충혈이 쉽게 가시지 않기 때문에 안약을 상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고 말하는 이상욱 박사(「가톨릭」의대 안과과장)는 『더러워진 공기가 아마도 만성적인 안정피로의 주요한 원인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이러한데서 「힌트」를 얻은 이 박사는 『대기오염이 눈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 지금 서울시의 「택시」운전사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조사된 내용으로 보아 『오염된 공기가 안정피로와 안질환의 중요한 원인일 것』이라고 암시한다.
눈의 피로가 풀리지 않고 축적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한다. 『눈은 뇌의 창구』이기 때문에 눈의 자그마한 변화는 곧 뇌로 전달된다.
눈이 피로해지면 온몸이 피로해지며 따라서 여러 가지 질병에 약하게 된다.
또 피로해진 눈을 회복하기 위해 눈의 충혈현상이 일어나는데 이것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안압이 상승되어 무서운 녹내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녹내장의 특징적인 자각증상은 피로한 눈과 같이 충혈이 심하고 눈이 길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눈물이 나며 머리가 항상 무겁고 구역질이 나는 것 등이다. 이러한 증상은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특히 심하다.
녹내장이 무서운 것은 결국 실명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통계숫자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에 녹내장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져 안과 의사들은 도시의 공기오염과의 관계를 극히 우려, 당국의 적극적인 공해대책을 요망하고 있다.
안정피로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즉 눈의 조절기능에 이상이 생긴다든지(근시·원시·난시·사시·노안 등이 이에 속한다) 안질환이 있는 경우에 안정피로가 동반된다. 또 좌우 눈의 망막에 맺어지는 상의 크기에 차이가 생길 때 혹은 신경성으로도 안정피로가 초래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눈의 피로와 출혈이 심할 때는 함부로 안약을 사용하지 말고 반드시 안과의사를 찾아가 그 원인을 분명히 밝혀서 의사의 처방과 지시아래 안약을 사용하도록 한다.
찬물로 눈을 씻는 방법은 오히려 세균감염의 우려가 있으므로 권장되지 않고 있다. <김영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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