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우」는 망명자 타국을 싫어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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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사이공=신상갑 특파원】6년간의 미국망명 끝에 귀국하려던 한 월남장성의 집념이 귀국의 문턱에서 끝내 좌절되어 월남정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불교도의 반정부운동을 지지한 이유로 66년 당시 월남수상 「구엔·카오·키」씨로부터 국외로 추방당한「구엔·찬·티」중장이 바로 문제의 인물.
「티」장군은 지난2월23일 「팬아메리컨」변으로「사이공」교외의「탄손누트」공항에 도착했으나 「사이공」경찰대에 의해 출입국 관리령을 위반했다는 구실로 입국을 거부당했다. 「티」장군은 60년에도 당시 대통령「고·딘·디엠」공부에 반대하는「쿠데타」를 조직했으나 실패하여 투옥된 일도 있다.
그는 반 「티우」적 인물이기 때문에 「티」의 입국거부가 단순히 출입국 관리령을 위반했다는 이유는 설득력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월남에는 외국인은 물론 월남인이라 하더라도 입국할 때는 입국「비자」가 있어야 입국이 허용된다.
월남이 이런 법령을 제정하게 된 이유의 하나는 외국 특히「프랑스」에 거주하고있는 월남인중 다수의 용공적인 사람의 월남입국을 거부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주려는데 있는 것이다.
「티」장군이 입국 「비자」를 얻지 않고 귀국하려 했던 것은 사실이나 그의 입국불허의 이유는 비공식적으로는 전적으로 정치적 측면에서 논의되고 있다. 「티」는 귀국 「타이밍」을 잘못 택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닉슨」의 중공방문이 월남의 국가운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는 2월 중순의 월남정부로서는 「티」의 귀국을 환영할 입장이 못되었었다.
1월의 「닉슨」8개항 제의이래 월남은 군부의 동요 등 큰 혼란에 직면할지도 모를 여러 가지 위험을 안고 있었는데,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 정치적 안정을 「티우」대통령으로서는「티」를 귀국시킴으로써 깨뜨리고 싶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는 월남의 「다낭」과 「후에」를 관할하는 제1군단장으로 재임하고 있을 때「앙·쾅」계 불교도의 반정부운동을 지원하여 당시의 「키」정부에 반기를 들고 사실상 한때 월남북부지방의 실권자로 군림했으나 「키」와의 권력투쟁에서 패배, 미국으로 추방됐었다.
「티」는 여러 차례 「티우」정부에 귀국허용을 호소했으나, 본국정부가 그의 귀국을 불허한다는 통고를 않자 본국정부가 그의 요청을 묵인한 것으로 오해하고 무모한 귀국을 기도했다가 좌절됐다는 해석도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티」사건에 관한 한 월남의 장내문제를 둘러싼 미·월의 신경전에서 「티우」정부의 저항의 일환으로 해석되고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은 종전협상의 일환으로 「티우」를 견제하기 위해「티」의 귀국을 종용 또는 적어도 묵인하고 싶어한 듯 하며 이런 미국의 계산을 알아차린 「티우」가 「티」의 귀국불허로 맞선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도 있기 때문이다. 「티」는 현정부가 개편되는 경우의 국방상의 물망에 오르기도 하고 전후 연정에서도 일역을 맡을 수 있는 인물로 지적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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